지난 15일 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지하철 1호선 대명역에서 박모(76)씨와 그의 아내 최모(73)씨가 마침 들어오는 전동차에 뛰어들어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남편이 우울증을 앓던 아내를 간병해오다가 최근 거동까지 불편해지자 신변을 비관한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새삼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노인비중이 늘어나고 홀로 지내는 고령자가 많아지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례가 급증해 걱정된다. 우울증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자살도 늘어나고 있다.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자살의 원인으로 꼽히는 우울증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50대 이상 중·노년층의 우울증이 심각해지고 있다.우울증은 여러 원인으로 인해 우울감 및 의욕 저하 등이 나타나는 정신적 질환이다. 이를 제때에 치료받지 않으면 극단적인 경우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울증은 국민 질병으로 분류될 정도로 환자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는 10년 새 77%나 늘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율도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문제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대다수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보건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지속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15% 안팎에 불과하다. 이는 물론 개인적인 성향에 영향을 받지만 사회적인 관심과 진료제도에도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질병본부 조사 결과 우울증상 경험자 중 정신건강 상담을 받은 사람은 10명 중 한 명(9.7%) 꼴이었다. 특히 우울증 치료를 하지 않는 이유로 ‘사회적 편견’을 꼽은 점이 주목된다. 실제로 정신과 치료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우울증 치료, 불면증치료사례만으로 보험가입에서 배제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 정부차원의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우울증 환자들을 방치한다면 자살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결국 사회적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대명역의 투신자살과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