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4절기 중 10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이자 일년 중 해가 가장 긴 날인 하지(夏至)다.이날은 태양이 황도(천구에서 태양이 지나는 경로)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해 북반구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태양의 남중고도도 가장 높다. 따라서 정오의 태양 높이가 가장 높기 때문에 일사 시간과 일사량도 가장 많은 날이 된다. 서울(동경 126도 58분 1초, 북위 37도 32분 59초)의 해 뜨는 시각은 오전 5시 11분 09초, 해지는 시각은 오후 7시 56분 38초로, 낮 길이는 무려 14시간 45분 28초에 이른다. 남부지방에서는 단오를 전후해 시작된 모심기가 하지 무렵이면 모두 끝나는데, 이때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 따라서 구름만 지나가도 비가 온다는 뜻으로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라는 속담도 있다. 과거 보온용 비닐 못자리가 나오기 이전 이모작을 하는 남부 지역에서는 하지 ‘전삼일, 후삼일’이라 해 모심기의 적기로 여겼다. 또 하지가 지나면 모심기가 늦어지기 때문에 서둘러 모내기를 해야 했다. ‘하지가 지나면 오전에 심은 모와 오후에 심은 모가 다르다’라는 속담은 여기서 나온 말이다. 또한 이날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그래서 ‘하지가 지나면 발을 물꼬에 담그고 산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물꼬에 물대느라 바쁘기는커녕 바짝 말라 쩍쩍 갈라진 논만 보인다. 중부지방엔 주말에 한바탕 퍼부었지만 남부는 빗방울만 흉내만 냈다.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국지성 소나기였다. 지난달 하순부터 시작된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 대구 날씨가 희한하다. 섭씨30도를 훌쩍 넘는 폭염으로 하루 이틀 지글지글 볶고 나면 어김없이 섭씨26-27도의 날씨로 변한다. 섭씨23-24도 드물지 않다. 금요일은 짧은 옷이 썰렁한 섭씨21도였다.이제 비만 오면 된다. 하지만 가물어도 너무 가물다.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남태평양의 습기를 가득 머금은 구름이 계속 밀고 올라오고 있어서 가뭄은 이제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라는 일기예보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들려오지 않는다. 오히려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변희룡 교수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 더 충격적이다. “가뭄이나 강수량 문제는 5개 정도의 주기가 나온다. 제일 큰 주기가 124년으로 극대 가뭄기라고 하고. 그 다음 주기가 대 가뭄기인데 38년 주기가 있다. 올해는 38년 주기에 딱 들어가 있고 극대 가뭄 124년마다 오는 극대 가뭄이 시작하는 위치에 있다”고 말한 것이다.변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메르스 공포는 아무 것도 아니란 말이 된다. 변교수의 주장대로 올해가 124년 주기라면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가뭄을 겪게 될 것이라는 말이 된다. 역사적으로 가뭄피해는 지구상의 재앙 중에서 가장 심각했고 이 가뭄이 동서양의 과거 제국들을 멸망하게 했다는 주장이다. 가뭄이 대기근을 가져오면서 찬란했던 고대문명을 수도 없이 몰락시켰다는 것이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마야 문명, 이집트 문명, 인더스 문명, 앙코르 문명을 몰락시킨 주범이 모두 극심한 가뭄이었다는 것이다. 신빙성이 있는 주장이라면 지금부터라도 범정부적인 대응조직을 갖추고 범국민적인 극복작전을 펼쳐야 한다. 반만년 역사에서 보듯 한국은 무수한 국난극복의 사례가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숱한 경험도 있다. 비근한 예로 흔히 김우중의 아이디어와 동아건설의 신화인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든다. 리비아 남부 사막지대에 매장돼 있는 풍부한 지하수를 개발해 송수관을 통해 북부 지중해 연안 지대까지 끌어들여 광대한 사막과 황무지를 농경지로 바꾸는 사업이다. 동아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총 4단계로 나눠 진행한 대수로공사는 1단계 공사만 1895㎞를 1984년 착공해 1991년에 완공했다. 세계가 놀라고 찬사를 보냈다. 정주영 김우중 박태준의 신화는 지금도 계속된다. 목표가 설정되면 방법은 개발하면 된다. 한국은 고급인력이 넘쳐나는 IT강국이며 창의력도 뛰어난다. 다만 신화를 창조할 리더가 없을 뿐이다. 대통령이 그런 인재를 발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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