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짐에 따라 세계경제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그리스 정부가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을 거부하고 이 협상안을 다음 달 5일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한 반면 채권단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국민투표를 실시할 때까지 구제금융을 연장해 달라는 그리스의 요청을 거부, 막판 극적 타결에 기대를 모았던 그리스 사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혼란에 빠져들었다.세계 경제가 태풍직전의 긴장상태다. 다음 달 5일 국민투표에서 협상안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도 있으나, 이미 이번 사태로 유럽과 세계 경제는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이 걱정이다. 당장 29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하는 등 주식시장의 충격파가 그 증거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정부는 한국과 그리스의 교역 규모가 작아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은 메르스사태로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리스 디폴트까지 현실화되면 내우외환에 직면하게 된다. 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은 불가피하다. 유럽 수출도 당연히 차질을 빚을 것이다. 메르스 사태로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단순 경각심 수준을 넘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철저한 대응책이 절실해졌다.더구나 현재 우리 경제는 오랫동안 경기부진으로 기초체력이 크게 약화됐을 뿐만 아니라 재정·금리·환율 등 꺼내들 만한 정책수단 여건도 녹록지 않은 편이다. 메르스한파로 가뜩이나 경기가 바닥을 기고 있는 마당에, 그리스 사태까지 겹치면 우리 경제는 견디기 어렵게 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방심하지 말고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스 디폴트를 전제로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을 경우 주식시장에 닥칠 혼란이 우려된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그 점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그리스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가 전반의 부채 관리에 나서야 한다. 근본 대책을 마련해 대응하지 않으면 재정 건전성이 무너질 수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정치권은 권력투쟁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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