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단속이 심하지만, 비밀 포장으로 안전하게 배달합니다”지난 19일 오전 마약류 GHB(감마하이드록시낙산)를 판매하는 업자로부터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다. 메신저로 가격을 문의하자 10여분 만에 비밀 채팅방에 초대받았다. 판매자는 “1개에 65만원, 반 개에 30만원"이라며 “지역이 어디냐”고 곧장 물어왔다. 이 판매자는 “지속 시간은 4시간 가량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작업용으로 ‘물뽕(GHB의 은어)’이 최고”라며 구매를 권유했다. GHB는 중추신경 억제제의 일종으로, 술과 함께 복용하면 환각 증세와 함께 의식을 잃을 수 있다.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로 마약류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도 최근 마약사범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구·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찰이 적발한 마약사범은 총 3304명(대구 1589명·경북 1715명)에 이른다. 대구는 2014년 마약사범 297명에서 2018년 348명으로 지난 5년 새 33.8% 증가했다. 이 중 15%가량의 마약사범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거래했다. 경북도 2014년 260명에서 2018년 353명으로 지난 5년 새 35.7% 늘었다. 외국인 마약사범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대구지검 강력부에 따르면 대구에서 입건된 외국인 마약류 사범은 2017년 15명에서 지난해 38명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이들은 주로 국내에 불법체류 등으로 거주하면서 국제우편을 통해 마약을 밀반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경북은 증거인멸 등이 유리한 농촌 지역이 다수 분포돼 있고 도주·유통이 쉽다는 점이 증가세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과거 중독자 중심으로 유통하던 마약류가 최근 SNS, 국제택배 등을 통해 각지로 유통하는 구조로 변한 점도 마약사범 증가 원인으로 꼽고 있다. 트위터에 주사기를 통해 투약하는 필로폰을 의미하는 ‘작xx’나 질 좋은 필로폰을 뜻하는 ‘아xx’와 같은 단어만 검색해도 판매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윤우석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마약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법의 틈새를 노리는 이들도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는 마약류 관리에서부터 유통, 처벌까지 모든 부분을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