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실업리그인 WK리그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뜨거운 열전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여자축구연맹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 호텔 스테이트 룸에서 `IBK 기업은행 2014 WK리그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인천 현대제철·서울시청·고양대교·전북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수원시설관리공단(FMC)·대전 스포츠토토·부산상무 등 WK리그 7개 구단의 감독 및 선수들이참석했다.
개별 인사와 함께 각 팀 감독들이 먼저 무대에 올랐다. 동계 훈련 기간 동안 칼을 갈아온 만큼 당찬 포부로 각 팀에 선전포고를 했다.
`디펜딩 챔피언` 현대제철의 최인철 감독은 "지난 시즌 우승 팀으로서 올해 여자축구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며 "재미있는 축구로 여자축구 부흥을 이끌고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약체로 평가됐으나 시즌 막판까지 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을 차지한 서울시청의 서정호 감독은 "서울시청은 우승 목표로 하는 팀이라기보다는 여자 축구의 한 축을 담당하는 그런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지난해 생각지도 못한 성적을 거뒀다"며 "올해는 지난 시즌과 같은 성적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최하위만 면했으면 좋겠다. 매 경기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보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톱을 숨겼다.
1년 만에 다시 고양대교로 돌아온 박남열 감독은 "다시 팀에 돌아오게 돼 새로운 마음이다. 앞서 3차례나 챔피언에 오른 팀답게 멋진 경기를 보여주겠다"며 "목표는 언제나 우승이다.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 준비를 많이 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강재순 전북KSPO 감독은 "올해로 WK리그에 입성한 지 4년째가 됐다. KSPO다운 경기력과 매너를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단 그 과정에도 신경을 쓰겠다. 리그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도록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전했다.
올 시즌 연고지를 충북에서 대전으로 옮긴 스포츠토토의 손종석 감독은 "새 연고지인 대전 시민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호응도가 높은 만큼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축구를 하겠다"며 "저희는 아직 플레이오프에 한 번도 진출해보지 못했다. 올해는 그 꿈을 이루고 싶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수원FCM의 새 사령탑에 오른 김상태 감독은 "신임 감독으로서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축구를 하겠다"며 "저희 팀은 지난 2010년에 좋은 기억(우승)을 만들었다. 다시 한 번 리그 정상에 도전해보겠다"고 새내기 감독의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이미연 부산상무 감독은 "WK리그가 매해 발전하고 있다.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저희도 리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승리를 거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팬들의 관심사는 역시 감독들이 꼽은 올 시즌 `우승후보`였다. 한결 같은 대답이 나왔다. 현대제철과 고양대교가 압도적인 2강 후보로 뽑혔다.
몰표를 받은 최 감독은 "자유계약(FA)으로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다만 올해는 아시아경기대회가 있기 때문에 리그 일정이 빽빽하게 진행된다. 결국 얼마나 체력 관리를 잘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다른 팀들도 전력 보강을 했기 때문에 매 경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을 잘 활용한다면 우승은 가능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대제철의 대항마로 손꼽힌 고양대교의 박 감독은 "저도 팀에 다시 돌아왔고 새로운 선수 영입도 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팀워크를 끌어올리기 위해 동계훈련 기간 동안 노력을 많이 했다"며 "쉬는 동안 여자축구를 많이 연구했다. 현대제철의 우승이 예상되지만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올 시즌 WK리그는 오는 17일 오후 5시 보은공설운동장에서 열리는 `디펜딩 챔피언` 현대제철과 스포츠토토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