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유족들의 한숨과 고통이 깊어지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지 50여일이 되어가지만 전남 진도 팽목항 현장을 떠나지 못한 채 새우잠을 자며 눈물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의 불길이 유병언씨 추적과 총리 후보 낙마, 6·4 지방선거로 옮겨 붙었고 이들은 슬그머니 잊혀가는 존재가 되고 있다. 실종자 시신 수습이 지난 21일 이후 8일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단원고 학생 7명, 교사 3명, 일반인 6명 등 16명이 아직도 캄캄한 남해 바다에 잠겨 있는 것이다. 유족들은 "주검이라도 빨리 수습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시간이 너무 흘러 시신의 훼손과 부패도 심각하고, 바닷물에 휩쓸려 유실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국은 선체를 절단하여 인양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어제 가까스로 작업에 투입될 바지선의 고정작업을 완료했다. 앞으로 30여 명이 투입돼 선체를 절단한 뒤 인양하게 된다. 선체를 바지선에 싣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유족들의 심신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져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오랜 시간 체육관과 조립식 주택에서 기거하며 뜬눈으로 시신 수습을 기다려왔다. 288구의 사체가 수습돼 가족들에게 돌아가는 것을 보며 한편으로 부러워하고 한편으로 오열했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흔들렸고 아직도 그 여진은 그대로 계속되고 있다. 며칠전 총리후보가 자진사퇴했고, 유병언과 그 아들에게는 6억원의 큰 현상금이 내걸렸으나 오리무중이다. 검찰은 해경의 엉터리 구조를 수사하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관피아를 척결하기 위해 국가개조를 추진한다고도 알려져고 있다. 다 잘 하는 일이고 불가피한 일이다. 그렇다고 희생자의 시신 수습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누가 뭐래도 구조와 희생자 수습이 가장 우선이라고 하겠다. 이제 현장에 남은 유족들은 탈진하여 앉아 있을 힘도 없다고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최선을 다해 마지막 남은 16명의 시신을 조속히 수습, 가족들의 품에 돌려주기를 온 국민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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