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갑 / 교육전문가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신 후보들께 드립니다.17개 시·도에서 4년 동안 지역교육을 책임질 교육감이 선거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네요. 6월 4일이 기대됩니다.이번 선거에 모두 72명이 출사표를 던졌군요. 전국 평균 경쟁률이 4.2:1 정도가 되는 셈입니다. 지역마다 후보가 많이 나선 곳도, 적게 나선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만 선출하는 선거의 특성상 경쟁의 치열함은 마찬가지일 겁니다.지금 후보님들은 선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엄청난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고심 끝에 선택한 길일 테니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주시길 바랍니다.학생들을 생각하신다면, 4:1의 경쟁률은 그리 과도한 게 아닙니다. 선거기간도 길다고 생각하실 일이 아닙니다. 학생들은 이 땅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쉼 없이 수십 년간 각종 경쟁에 시달리고 있으니까요.후보들께서 교육감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고 고난의 길을 선택하신 것도 학생들이 교육으로 인해 겪고 있는 고통을 덜어주기 위함이겠지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자신이 고난의 길을 가더라도 제자들을 위해 가고 싶은 학교, 즐거운 교육을 만들어 주기 위한 충정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런데 요즘 선거가 막바지로 가면서 교육감 후보들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정정당당하게 정책 경쟁을 펼치시는 게 아니라 이념과 진영 논리가 판을 치고 네거티브도 확산되고 있으니까요.후보님들이 꼭 당선되고자 하는 간절함을 모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선거 행태는 교육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신 후보님들을 살펴보니 모두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교직에 계실 때 정말 헌신적으로 교육 활동을 하셨던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또한 그간 교육계는 물론 지역사회로부터 존경을 받던 분들입니다.이렇게 존경받는 분들이기에 교단에 계실 때는 제자들에게 수단과 방법, 과정도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가르쳤을 것입니다. 또 언행일치를 강조하셨을 겁니다. 그러니 후보님들이 교육선거답게 과정의 중요성, 언행일치를 모범으로 보여주시는 건 당연합니다.그런데 걱정입니다. 교육감 선거가 주민 직선제로 바뀐 이후 그동안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분들이 선거를 치르며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르거나 당선되고도 각종 비리에 관련돼 제자들이나 주변 선후배 교육자들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 게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어느 분이 말씀하시기를 서울교육감의 경우 전임 교육감 10명 중 8명이 비리에 연루돼 중도에 낙마했다고 하더군요. 사실 그랬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를 매수해 죗값을 치른 분도 있고, 교육감에 당선돼 금품수수, 인사비리 등 각종 부정에 관련돼 옥살이를 한 분도 한둘이 아닙니다.지금은 당선 욕심이 앞서겠지만, 선거는 공정하고 투명하고 정당하게 치러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국민 수준이나 법 적용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부정을 저지르는 순간 ‘아웃’됩니다. ‘패가망신’을 당하게 됩니다. 이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 지나치게 이념 공세나 네거티브에도 매달리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교육선거라는 점을 생각하면 유권자들에게도 썩 좋지 않은 모습으로 비칠 게 뻔합니다. 교육선거는 교육답게 치러야 합니다. 후보님들 건강 잘 챙기시고 끝까지 교육자의 모습을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당선되는 교육감은 얼마 가지 못합니다. 떨어져도 정도를 걸은 교육자는 평생 존경받고 오랫동안 기억된다는 점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교육자는 명예가 생명이니까요. 후보님들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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