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스타인 홍명보(45) 국가대표팀 감독과 박지성(33)·안정환(38) 등이 아시아의 월드컵 영웅에 선정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칼럼니스트인 존 듀어든은 2일(한국시간) `아시아의 월드컵 영웅 10인`을 선정·발표했다. 듀어든은 "아직 아시아에서 월드컵 우승국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 대륙에서는 수많은 축구 영웅들이 배출됐다"며 10명의 이름을 거론했다. 한국에서는 가장 많은 3명이 뽑혔다. 홍 감독·박지성·안정환이 그 주인공이다.월드컵에 네 차례(1990이탈리아·1994미국·1998프랑스·2002한일월드컵)나 참가한 홍 감독은 `탈아시아급` 기량과 경력을 자랑하는 전설적인 선수로 평가됐다. 듀어든은 "현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홍명보는 현역 시절 부동의 센터백으로 활약하며 한국의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다"며 "그가 미국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2-3 패)에서 터뜨린 중거리슛 골과 한일월드컵 8강 스페인전(승부차기 5-3 승)에서 터뜨린 마지막 승부차기 골은 더없이 극적이었다"고 과거 홍 감독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그는 또 "홍명보는 아시아에서 월드컵 우승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로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2002·2006독일·2010남아공월드컵)도 영웅 대열에 올랐다. 듀어든은 "박지성은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전(1-0 승)·독일월드컵 조별리그 프랑스전(1-1 무)·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그리스전(2-0 승)에서 연달아 골을 터뜨렸다"며 "최근 박지성이 현역에서 은퇴를 하며 그가 개인통산 네 번째 월드컵 무대에 서는 것은 볼 수 없게 됐다. 월드컵 4개 대회 연속 득점도 불가능한 기록이 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울러 "박지성은 태극전사를 이끈 진정한 리더였다. 특히 큰 경기에서 그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며 "아시아에서 2회 연속으로 월드컵 토너먼트(16강 이상)에 진출한 몇 안 되는 선수가 바로 박지성이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2002·2006월드컵)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안정환은 박지성과 함께 역대 한국대표팀 내 월드컵 최다골 기록(3골)을 보유하고 있다. 듀어든은 "안정환은 한일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2-1 승)에서 연장전 골든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8강 진출을 견인했다. 월드컵 역사상 단 한 골로 이렇게 강한 인상을 남긴 선수는 많지 않다"며 "그는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토고전(2-1 승)에서도 결승골을 뽑아내며 한국에 사상 첫 원정 승리를 안겼다"고 설명했다. 한일월드컵 이후 불행했던 선수 생활도 자세히 소개했다. 안정환은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비운의 스타`였다. 듀어든은 "안정환은 이탈리아전 골든골로 한국 팬들에게 `반지의 제왕`이라는 애칭을 얻었지만 당시 이탈리아 프로축구 페루자에서 뛰고 있었던 그는 소속팀으로 돌아간 뒤 많은 이들의 미움을 받아야 했다"며 "안정환이 `괘씸죄`로 인해 페루자에서 방출됐다는 소문도 있다. 결국 그는 유럽에서 제대로 된 경력을 쌓지 못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1966잉글랜드월드컵에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1-0 승)를 무너뜨린 북한의 박두익도 월드컵 영웅에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잉글랜드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탈리아와 만난 북한은 전반 42분 터진 박두익의 결승골에 힘입어 8강에 올랐다. 당시 해외 언론들은 박두익을 `아시아의 진주`로 표현하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일본에서는 `천재 미드필더` 나카타 히데토시(1998·2002·2006월드컵)와 지난 남아공월드컵에서 맹활약한 혼다 게이스케(AC밀란) 등 2명이 뽑혔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사에드 알 쿠와이란과 사미 알 자베르, 이란에서는 하미드 에스틸리와 나세르 헤자지 등을 월드컵 영웅으로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