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경북에서 터진 산불 대재앙은 국가 재난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산불의 불길이 꺼진 1년5개월. 주민들의 여전히 화마공포에 휩싸여 있다.
경북 산불은 2025년 봄 의성에서 시작해 안동·영덕· 청송 등으로 번지며 31명이 사망하고 3만3천여 명의 이재민을 낳은 초대형 재난이었다. 영덕에서만도 10명이 숨졌다.
주민들은 여전히 임시주택 생활과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한마디로 경북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부실한 산림 관리·기후 변화 대비 부족·초기 진화 실패가 결합된 인재다. 영덕 지역은 2025년 초대형 산불로 군 전체 면적의 약 27%가 불에 타며 1만6,208ha 피해를 입었다. 영덕은 대한민국 최대 규모 산불 피해 지역이다.
현재도 임시주택 생활·송이산 복원 난항·생계 기반 붕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군은 안전성 강화와 복구 로드맵을 추진 중이지만, 주민들은 지원금 부족·행정 불신·지역 소멸 우려를 호소하고 있다.끝내 피해주민들은 청와대로 향했다. 그들의 피울음 절규가 대한민국 하늘에 울려퍼지고 있다.
현제 이들은 국가와 지자체의 초기 진화 실패와 부실 대응에 대해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영덕군도 ‘산림경영특구지정 관련 산주 설명회를 가지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경북 산불 피해주민들 청와대 앞 절규
산불피해 주민들이 청와대로 달려갔다.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국가가 재난의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 그리고 다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희망을 바라고 있다.
지난해 3월 경북 북부를 덮친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지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피해 주민들의 시간은 여전히 그날에 머물러 있다. 산불은 진화됐지만 삶은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는 절박한 외침이 다시 청와대 앞에 울려 퍼지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청와대 분수광장에서는 경북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릴레이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청송을 시작으로 영덕과 영양에 이어 안동과 의성까지 합류하면서 이제 경북 5개 주요 피해지역 주민들이 모두 함께하는 공동 행동으로 확대됐다.
현장에서는 “2025년 경북산불, 대통령님만이 해결 할 수 있습니다”, “국정조사를 실시하라”, “우리의 삶을 원상복구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줄지어 세워졌고, 피해 주민들은 뜨거운 햇볕 아래 묵묵히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지난달 30일 1인 시위에 나선 정항우 경북산불 피해 보상 공동대책위원장은 “2025년 경북산불 문제는 대통령의 결단만이 해결할 수 있다”며 “피해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보상금이 아니라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산불은 몇 시간 만에 지나갔지만 주민들의 피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특별법 제정과 현실적인 피해보상, 생계 회복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산불 국가 대재앙 집단소송
2025년 3월 22일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청송·영양·영덕까지 번지며 대한민국 산불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남겼다.산림 피해 면적은 약 9만9490㏊로 정부 수립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사망자 31명을 비롯해 주택 4700여 채가 전소됐다. 농작물 피해는 약 5700만 평, 농업시설 6700여 곳, 농기계 1만8000여 대가 피해를 입었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피해도 1000여 곳에 달했다. 이재민은 3만6000 명을 넘어섰다.
대형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주민 2100여 명이 국가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경북산불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및 주민 20여 명은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장을 제출했다.소송 원고는 피해 주민 총 2110명이다. 피고는 국가 및 경북도·안동시·영양군·영덕군·의성군·청성군 등 6개 지방자치 단체, 최초 실화자 2명을 포함한 9명이다.공대위는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국가의 무책임과 부실한 재난 대응에 경종을 울리고 정당한 우리의 삶을 되찾기 위해 정부와 국가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2025년 봄 경북 땅을 집어삼킨 초대형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부실한 산림 관리 △기후변화에 대비하지 못한 안전불감증 △골든타임을 놓친 초기 진화 실패와 지휘체계 혼선이 결합해 발생한 명백한 인재”라고 강조했다.
공대위는 이번 손해배상 소송이 “재난 피해 주민들이 존엄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재건할 수있도록 국가의 법적 책임을 묻는 역사적 투쟁”이라며 기후 위기 시대에 그 누구라도 재난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사법부를 향해 “국가의 무책임으로 쓰러져 간 서민들의 억울한 눈물을 닦아 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주민들은 △산불 초기 진화 실패 및 부실 대응에 대한 국가책임 인정 △주민 일상 회복에 대한 투자 △집단 손해배상 청구 전원 인용 △부실 대응 및 피해 규모 축소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즉각 실시를 요구했다.
피해 주민들을 대리하는 김영곤 법무법인 수호 변호사는 “산불 예방·대비 관련 의무를 불이행한 국가 및 지자체를 대상으로 위법성을 묻겠다”며 “사건을 진행하며 필요한 입증자료는 국가 기관 등에 사실조회 신청·문서 송부 촉탁을 통해 확보해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했다.
▣최근 10년간 산불 피해 면적 경북 1위
최근 10년간 경북 산불 피해 면적이 여의도의 727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불 피해 면적은 경북도가 전국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5~2024년) 전국 산불 피해 평균 건수는 546건이며, 피해 면적은 여의도(290㏊) 면적의 약 1380배에 해당하는 40만317㏊로 집계됐다.
지역별 평균 산불 발생 건수는 경기도 130건으로 제일 많았고 경북도 86건, 강원도 74건, 경남도 49건으로 뒤를 이었다.피해 면적은 경북도가 21만707㏊로 가장 넓었고 강원도 11만128㏊, 충남도 2만831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최근 경북도 100㏊ 이상 산불피해 내역을 보면 2023년 4월3일 경북 영주시의 한 양봉장에서 핀 불씨로 인해 산불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가 발령됐다.당시 헬기 37대, 진화차 등 장비 193대, 대원 1827명이 동원됐고 재산 피해는 124억5352만원으로 집계됐다.2022년 5월28일 경북 울진군 근남면 행복리에서 용접 작업 불꽃 때문에 산불이 발생해 헬기 69대, 장비 208대, 대원 2335명이 투입됐다. 재산 피해는 181억 2213만원으로 조사됐다.
2021년 4월24일 경북 안동시 풍천읍에서 입산자 실화 추정 불이 나 1062억5893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산불 발생 원인 별로는 입산자 실화 171건, 쓰레기 소각 68건, 농산부산물 소각 60건, 담뱃불 실화 35건, 건축물 화재 비화 34건 등으로 나타났다.
산림 당국은 “매년 봄과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산불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산림은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산”이라며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 흡연하지 않는 등 산불을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산림청은 대구와 경북지역에 산불 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는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거나 대형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때 발령된다.
▣영덕군, “산림경영특구”지정 관련 산주 설명회
지난해 3월 25일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영덕군 지역에 “산림경영특구” 지정과 관련하여 첫 단추를 끼우기 위한 산주 설명회를 영덕군산림조합에서 가졌다.초대형 산불 피해지역의 산림을 체계적으로 복원하고, 지역경제 회복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산림경영특구’ 지정 추진은 우선적으로300ha이상의 집단.규모화된 다수의 임야가 한 곳에 포함돼야 한다.
그 산지의 다수 산주들의 50%이상의 동의를 득한 곳이여야 한다. 그에 산주들의 이해와 참여를 높이기 위해 설명회를 개최했다.설명회는 지난달 16일 영덕군산림조합 회의실에서 열렸다.이날 산주와 경북도와 영덕군, 영덕군산림조합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설명회는 산림경영특구 지정의 첫 단계로, 제도의 도입 취지와 주요 내용을 안내하고 산주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산림경영특구는 2025년 10월 28일 공포·시행된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새롭게 도입된 제도다.
산주 개개인이 추진하기 어려운 산림경영을 공동· 협업 방식으로 전환해 규모화하고, 이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설명회에서는 △산림경영특구의 개념과 추진 배경△단계별 사업 계획 △특구 지정 시 지원 내용 △참여 산주에게 주어지는 혜택 등이 소개됐다.산주들의 질의와 의견을 직접 듣는 현장 중심의 소통시간도 이어졌다.산림경영특구는 산주와 함께 만들어가는 협력형 모델이다.
<기사제공/대구광역일보 박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