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친다.
노약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수분섭취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무더위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는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장박동수를 증가시키며 혈당수치도 높인다며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은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땀을 흘림으로써 체온을 낮추지만 경우에 따라 땀 분비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며 그러한 경우 체온은 급격히 상승하게 되고 매우 높은 체온은 뇌나 다른 중요한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땀으로 수분·미네랄이 빠지기 쉬워, 수분이 많은 제철 과일·채소와 단백질 보충을 함께 챙기는 식단이 도움이 된다.
아이스크림·찬 음료를 과하게 마시면 소화기 부담이나 혈액순환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적당한 온도’와 ‘균형’이 핵심이다.
▣폭염 속 수분 섭취, 탈수 예방 절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온열질환과 탈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 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더위로 혈압과 혈당이 평소보다 크게 변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탈수는 단순히 갈증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지럼증과 낙상,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서울대병원의 이해영 순환기내과 교수·박민선 가정의학과 교수·김태균 응급의학과 교수는 “폭염 속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탈수를 예방하고,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폭염 속에서 고혈압 환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탈수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압이 떨어지고 뇌로가는 혈류가 감소해 어지럼증이나 의식 저하가 나타날수 있다.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나거나 누운 상태에서 일어설 때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해 쓰러질 위험이 커지고, 낙상으로 이어지면 큰 사고로 번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면 염분도 함께 많이 보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대표적인 오해다. 땀 속 염분 농도는 혈액보다 낮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릴수록 혈액 속 염분은 오히려 농축된다. 따라서 염분을 더 섭취하기보다 물을 자주, 충분히 마시는 게 탈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갈증이 난다고 냉면 국물과 같이 염분이 많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국물 음식은 염분 함량이 높아 혈압을 오히려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해영 교수는 “여름철 혈압이 평소보다 낮게 측정되더라도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먼저 충분한 수분을 보충해 보고, 그런데도 혈압이 계속 낮다면 담당 의료진과 상담해 약물 조절을 논의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만성질환자 약보다 생활 습관 관리가 먼저
폭염은 혈압뿐 아니라 혈당에도 영향을 미친다. 땀으로 혈액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설사나 음주, 카페인 섭취까지 더해지면 탈수 위험은 더 커지고, 혈액이 끈적해지면서 심뇌혈관질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장시간 야외활동이나 밀폐된 더운 공간에서의 작업은 피해야 한다.고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탈수가 겹치면 저혈압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럽거나 평소보다 혈압이 크게 낮고, 심한 두근거림이나 실신이 나타난다면 스스로 약을 조절하기보다 담당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이뇨제는 소변량을 늘려 혈압을 조절하는 만큼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 위험이 있다.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도 소변으로 당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수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수분 섭취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만큼 규칙적인 식사도 중요하다.
더위로 입맛이 없더라도 식사를 거르면 체내 수분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르신은 식사를 거르면 체력이 떨어지면서 소화 기능도 함께 저하돼 묽은 변을 보는 경우가 잦아지고, 이는 탈수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소화가 잘 안될 때는 위운동촉진제 등 적절한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평소 식사는 흰살생선이나 살코기 등 소화가 잘되는 단백질 위주로 구성하고, 기름진 음식과 과도한 음주는 줄이는 게 좋다. 다만 과일과 채소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일부 혈압약 복용자는 칼륨 수치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식습관 관리와 함께 일상 활동과 실내 환경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폭염 시기에는 평소보다 유산소 운동량을 20~30%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실내에서는 적절한 냉방으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심장과 혈관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박민선 교수는 “여름철 혈압이 낮아졌다고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감량해서는 안 된다”며 “혈압과 증상을 함께 기록한 뒤 담당 의료진과 상담해 개인 상태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단순 더위로 넘기면 위험
온열질환은 대부분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면 호전된다. 그러나 적절히 대처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열사병으로 진행될 수 있어 초기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체온이 40도를 넘으면서 운동실조로 비틀거리거나, 평소와 다른 이상행동·공격성 등이 나타난다면 의식 저하가 없더라도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두통, 어지럼증, 구역·구토가 지속되거나 심한 근육경련, 빈맥,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때도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실외에서 실내로 들어올 때 마주하는 급격한 온도 변화도 주의해야 할 요인이다. 급격한 온도 차이는 말초혈관과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심혈관계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에는 노인 등 고위험군의 경우 선풍기만으로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어렵다. 따라서 무리하게 더위를 참기보다 에어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실내 온도를 안전한 범위내로 유지해야 한다.
김태균 교수는 “체온이 40℃를 넘으면서 이상행동이나 의식 변화가 보인다면 열사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폭염 시기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으로 탈수를 예방하고,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에어컨 ‘파워냉방’ 냉방병 올 수도
연일 낮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차량과 실내 공간을 중심으로 에어컨 사용이 크게 늘고 있다. 여름철 냉방기는 무더위를 이겨내는데 필요하지만, 과도한 냉방이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냉방기 이용은 냉방병은 물론 호흡기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의료계에 따르면, 냉방병은 실내외 온도 차가 5도 이상 벌어질 때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급격한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증상군이다. 두통과 피로감, 소화불량, 근육통은 물론 기침과 콧물, 인후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온도 차가 큰 환경에 오래 노출될 수록 우리 몸의 적응력이 떨어져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냉방병은 정식 의학용어는 아니나, 여름철 에어컨 사용이 본격화하면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냉방병의 주요 원인으로는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과도한 실내외온도 차 △장시간 냉방 노출 △에어컨 필터나 냉각수에 서식하는 세균 등이 꼽힌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증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감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옥선명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철에는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한 냉방병과 관리가 소홀한 냉방기로 인한 호흡기질환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며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냉방기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게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에어컨 내부에 먼지와 세균, 곰팡이가 쌓이면 냉방 과정에서 오염 물질이 실내 공기 중으로 퍼져 기침과 인후통, 알레르기 증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냉방기에서는 레지오넬라균 등이 증식해 폐렴 등 호흡기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어린이와 고령자, 만성 호흡기질환자는 더 주의해야 한다.
냉방병은 대부분 충분한 휴식과 냉방기 사용을 줄이면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실내 온도를 24도에서 26도로 적절히 조절하고 실내 습도를 50~60%로 조절하며 수분 섭취와 영양 공급, 가벼운 운동으로 전신 상태를 회복시키는 게 중요하다. 특히 여름철 기침이나 인후통을 단순 감기로 여기기보다 냉방 환경도 원인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감기와 구분하기 어렵다면 냉방 환경을 벗어난 뒤 증상이 호전되는지 살펴보면 된다. 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37도 이상의 발열, 심한 근육통, 기침, 호흡곤란 등이 동반될 경우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감염성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병원을 내원한 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윤지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냉방병이 계속되면 면역력이 저하돼 각종 감염질환에 취약해 질 수 있고,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만성화되면서 만성피로증후군이나 소화기 장애가 지속될 수 있다”며 “천식, 알레르기 질환, 심폐기능 이상, 관절염,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거나 기저질환이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옥선명 교수는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냉방기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올바른 냉방 습관만으로도 대부분의 냉방 관련 건강 문제는 예방할 수 있다며 “기침과 가래가 오래 지속되거나 고열,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호흡기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여름엔 이 과일 자제…
여름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사람들은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자들이다. 흔히 심뇌혈관질환은 겨울철에만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무더위 속에서는 탈수와 혈압·혈당 변화가 심해지면서 합병증 위험도 크게 높아질 수 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여름철에 혈당상승 위험이 더 커진다. 많은 땀을 흘리면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기 쉽고, 더위로 식사량이 줄거나 끼니를 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시원한 과일이나 음료를 자주 찾게 되면서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릴 가능성도 커진다.
이혜진 이대목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탈수는 혈액을 농축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를 유발해 혈당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반대로 식사를 거른 상태에서 운동이나 야외활동을 하면 저혈당 위험도 증가한다”며 “여름철에는 고혈당과 저혈당이 모두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수박, 참외, 복숭아, 포도 등 수분이 많은 과일을 많이 찾게 된다. 과일은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건강식품이지만, 당류 함량이 높아 당뇨병 환자의 경우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하루 1~2회, 적정량을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1회 권장 섭취량은 참외는 반 개, 키위는 1개 정도다. 아이스크림, 빙수, 탄산음료, 과일주스, 달콤한 커피음료 등은 여름철 대표적인 당류 함량이 높은 식품이다. 액상과당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는 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하게 높일 수 있으므로 물이나 무가당 차로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좋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하루 당류 섭취량을 50g 이하로 권장하며, 건강을 위해서는 가능하면 25g이하로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혜진 교수는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혈당 변동성이 커지면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혈관 내피기능이 저하돼 당뇨병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있다”며 “여름철에는 단 음료 등 급격히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는 음식은 피하고, 현미·통곡물 등과 같은 복합 탄수화물과 단백질,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해 혈당 상승 속도를 완만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날씨가 더워지면 혈당 조절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탈수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갈증을 느끼기 전에 충분한 물을 마시고, 규칙적인 식사와 혈당 측정을 통해 혈당 변화를 꾸준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 반드시 끓여 먹도록
식중독 원인균인 살모넬라와 대장균 등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해마다 8월에는 식중독 사고발생 건수가 빈번하게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중독에 대해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거나 급식 등을 제공하는 환경에서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그만큼 높아진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우흥정 교수는 “8월에는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고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는 데다, 야유회나 가족 나들이 등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급식이나 도시락 등으로 인한 집단 식중독 사고가 일어나기 쉽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식중독균에 감염되면 12~72시간 후 구토·설사·복통 등에 시달리게 되지만, 보통 성인의 경우 1~3일 이내에 자연 치유가 된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약자, 만성질환자들은 식중독에 걸리기 쉽고, 설사가 지속되면 탈수 증상이 올 수 있으므로 따뜻한 물을 많이 마셔 탈수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조치한 뒤 신속히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은,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이다. 이밖에도 드물지만 이질(시겔라)균이나 캄필로박터, 지알디아균 등도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균이다.
장염살모넬라균은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세균과 다른 종류의 균으로, 장티푸스는 사람에게서만 발병하며, 장염 살모넬라균은 동물과 사람에게서 모두 발병하는 인수공통감염으로 육류나 계란, 우유, 버터 등에 균을 포함한 동물의 분변이 오염될 경우 사람에게 섭취되어 발병한다. 오염된 음식을 먹고 8~48시간이면, 고열,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어패류나 생선회를 먹고 10~24시간 후에 열과 피부반점, 물집 등이 생기고 전신의 통증과 함께 팔이나 다리의 궤사가 일어나며, 패혈증이 악화되면 의식을 잃거나 쇼크 상태에 이르러 결국 사망하게 된다.
음식 조리 시 완전히 익히고 되도록 가공식품을 사용하고 조리된 식품은 바로 먹는 것이 좋다. 날 음식과 조리된 음식이 섞이지 않도록 하고 음식을 보관할 때도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부엌을 깨끗이 하고 도마나 칼, 행주 등은 정기적으로 삶거나 햇볕에 말려 소독하여야 하고 중요한 것은 항상 깨끗한 물을 사용해야 한다.
일부 식중독은 음식물을 끓여 먹더라도 발생할 수 있지만 그래도 여름철 음식은 무조건 끓여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차게 먹어야 하는 음식도 끓인 후에 식혀 먹는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 냉장 또는 냉동해야 하는 음식물은 상온에 10분 이상 방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고 냉장실 보관도 하루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기사제공 대구광역일보 최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