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측이 신당 창당 로드맵을 공개했다. 다음달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에 이어 3월 신당을 창당, 6월 4일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내겠다는 속셈이다. 그동안 안 의원측이 신당 창당을 할지 말지, 창당 능력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했는데 일단 이런 논란은 불식하게 됐다고 하겠다.  안 의원은 어제 과거 답습·택일 강요 정치는 안 된다고 한 뒤 `새시대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로 신당 창당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런데 이날 안 의원의 발언을 다 들어봐도 새시대 패러다임이 뭔지, 그가 줄곧 주창해 온 새정치는 뭔지 여전히 아리송하기만 하다.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은 존중의 대상이지 증오와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고 한 사실을 보면 이도 저도 아닌 중도통합적 노선을 뜻하는 내용은 아닌가. 그런 노선이 안 의원의 주장대로 한국정치의 병폐를 없애고 변화를 이끌 가능성은 있지만, 새로운 시대를 여는 비전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안 의원의 새정치가 구체적으로 뭔지, 정치현장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기 쉬운 설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안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두 번(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및 지난해 대통령선거)이나 양보했으니 이번엔 (민주당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 양보받을 차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양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시장의 답변은 사실 자신보다 더 나은 후보를 내세우고 더 좋은 공약을 내걸지 않으면 후보 양보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민과 유권자의 실제 생활에서 보면 박 시장의 태도가 더 타당하게 들린다고 하겠다.  안 의원이 지난 2년간 그런데로 각광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에게 실망만 주는 후진적 정치 행태와는 다른 새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의 새정치는 뭔지, 국민들을 어떻게 새로운 시대로 인도할 것인지에 대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새정치라는 단어만을 계속 반복할 것인가. 이는 다른 의미의 혹세무민일 수도 있다. 후보가 누구인지 분명히 밝히지도 않고 무조건 양보하라고만 강요하는 것이 새정치가 아닌 건 더욱 확실하니 더욱 아리송 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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