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종이와 박스를 주워 근근히 살아가는 채옥순(83) 할머니는 아침햇살 비추기 전 `보물 1호` 작은 손수레를 끌고 대문을 나선다. 머리카락이 하얀 할머니가 목도리를 하고 포항시내 골목골목을 누빈다.할머니는 작은 손수레를 끌고 오늘도 길거리에 버려진 폐지와 각종 고물을 줍는다.행색은 참 초라하다. 손바닥은 갈라져 투박함 마저 느끼게 한다.여든의 나이를 훌쩍 넘겼다.처녀때 곱디곱던 손은 세월의 풍파를 겪어서인지 어느새 볼품없는 손이됐다.그래도 할머니는 일년내내 영원한 벗인 작은 손수레를 보듬으며 허리를 굽힌다.할머니의 손에는 늘 신문과 박스를 들고있다.할머니는 기초수급자이다.기초생활지원금 등을 포함해 매달 30여만원이 전부다.할머니 이마에 주름이 깊게 패였다.칼바람이 볼을 때리고 신발사이로 파고드는 바람은 발가락을 시리게 한다.그 흔한 장갑도 끼지 않은채 겨울바람을 고스란히 맞는다.할머니의 방은 너무 초라하다.쪽방이다.한겨울 난방료가 아까워 전기장판에 몸을 기대고 새우잠을 청한다.그래도 마음은 참 따뜻하다.할머니의 겨울 하루다.윤 할머니는 그동안 폐지를 모아 품앗이 한 돈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쓰달라며 지난 22일 포항시니어클럽을 찾아 100만원을 전달했다.지난해 폐지를 팔아 모은 10만원을 포항시장학회에 기탁하기도 했다.현재 폐지 1㎏을 고물상에 갖다주면 손에 쥐여지는 돈은 겨우 80~130원이다. 몸집이 작은 할머니는 1만㎏이상의 고물을 내다 판 셈이다.할머니의 100만원은 10억보다 더 값진 돈이다.할머니의 쌈짓돈은 이렇게 이웃에게 건네지고 있다.할머니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성금을 내고나면 너무도 행복하고 즐겁다"고 말했다.홀몸노인돌봄센터는 채 할머니의 뜻에 따라 떡국 200kg를 마련해 소외계층 100명에게 10kg씩 전했다.할머니는 아침햇살이 창문을 비추기 전 작은 손수레를 꼭 잡고  대문을 나선다.사람내음이 물씬 풍긴다.이웃을 위하고, 가난한 사람에게 정을 나누는 등 세밑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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