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장완익 기자] 산업도시 이미지가 강했던 경북 구미시가 ‘축제의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구미를 찾은 축제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어서며, 회색 산업도시에서 ‘낭만과 문화가 있는 완성형 도시’로의 변화를 알리고 있다.
구미시에 따르면 올해 구미라면축제, 구미푸드페스티벌, 달달한 낭만야시장, 벚꽃축제, 힙합페스티벌, K-POP 콘서트, 산단페스티벌, 문화로페스티벌 등 주요 지역축제에 다녀간 방문객은 총 100만 명을 돌파했다.라면축제 35만 명, 푸드페스티벌 20만 명, 낭만야시장 20만3천 명, 벚꽃축제 15만 명, 힙합페스티벌 2만 명, K-POP 콘서트 2만 명, 산단페스티벌 2만1천 명, 문화로페스티벌 3만 명 등이다.
민선 8기 출범 당시만 해도 “공장만 있는 구미에서 관광과 축제가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이에 구미시는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낭만 도시’를 시정 슬로건으로 내걸고, 조직에 낭만축제과와 관광인프라과를 신설·개편하며 축제를 통한 관광도시 전환에 나섰다. 그 결과 ‘일만 하는 도시’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축제 하나로도 ‘100만 관광객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구미 축제 성공의 중심에는 ‘라면’을 앞세운 시그니처 축제가 있다. 올해 구미라면축제에는 역대 최다인 35만 명이 방문했다. 특히 농심 구미공장에서 생산되는 ‘갓튀긴라면’을 축제 현장에서만 판매하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호응을 이끌었다. 농심 구미공장은 국내 신라면 생산량의 75%를 담당하고 있으며, 갓튀긴라면 판매량은 2023년 6만 개, 2024년 26만 개에 이어 2025년 50만 개로 크게 늘었다.
축제 장소를 낙동강체육공원에서 구미역 인근 도심으로 옮긴 것도 효과를 봤다. 1회 행사 당시 1만5천 명에 그쳤던 방문객은 2023년 8만 명, 2024년 17만 명, 2025년 35만 명으로 급증했다. 라면축제 기간(11월 7~9일) 구미역 이용객은 7만6천 명으로, 이 중 대경선 이용객이 전주 대비 200%, 간선열차 이용객이 140% 증가하는 등 접근성 개선에 따른 ‘도심형 축제’ 효과가 수치로 확인됐다.
구미시는 무료 위주의 행사에서 벗어나 상품 품질과 가격을 반영한 유료 구조를 도입하고, 공모를 통해 선정된 업체들이 구미에서만 맛볼 수 있는 라면 요리를 선보이도록 했다. 축제기획단 운영과 콘텐츠 다변화 등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한 점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푸드페스티벌과 달달한 낭만야시장 역시 시청 앞 복개천, 새마을중앙시장, 인동시장 등 도심 한복판에서 열리며 20만 명 안팎의 인파를 끌어모았다. 2~3일간의 짧은 행사지만, 참여 상인 다수는 “월 매출에 버금가는 수익을 올렸다”며 ‘13월의 보너스’에 비유할 정도로 체감 경기 활성 효과가 컸다는 반응이다.
축제의 파급효과는 경제를 넘어 도시 분위기와 시민 인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구미시는 그동안 대형 산업 프로젝트 유치로 다져온 역량을 문화·관광 분야로 확장하며 도시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구미에서 관광이 되겠느냐”는 의구심이 “구미에서도 관광이 된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다만 ‘100만 축제도시’의 성과와 별개로 남은 과제도 뚜렷하다. 시는 축제 기간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코레일 관광열차 연계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시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라면테마상설관’과 ‘라면테마거리’ 조성을 구상 중이다.
또한, 금오산, 선산산림휴양타운, 박정희 생가 등 기존 관광자원과 축제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축제 효과를 도시 전역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호텔 등 숙박시설 확충과 금오산 케이블카 등 관광 인프라 보강, 로컬크리에이터·청년층과 연계한 관광 굿즈·상품 개발도 과제로 제시됐다.
교통 접근성 개선 역시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시는 대경선 열차 증편과 KTX 구미역 정차 등 광역 교통망 개선을 통해 ‘찾기 쉬운 도시’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대구·경북 신공항 개항과 연계해 ‘연 500만 관광도시’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번 축제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축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는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겠다”며 “구미시가 ‘100만 축제도시’에 걸맞은 도시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