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농민 자살자 수가 전국 광역도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들이 자살행렬이 굴러가는 눈덩이에 가속도가 붙은 셈이다.5년새 농어업인 177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이 사실은 농림축산식품부가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최근 5년치(2019~2023년) 자살예방백서에서 확인됐다.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고령·성주·칠곡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어업인 자살사망자는 △2019년 382명, △2020년 360명, △2021년 324명, △2022년 351명, △2023년 355명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023년의 경우 농어업인 자살사망자 355명 중 남성이 316명, 여성이 39명으로 밝혀졌다. 지난 4년간(2019~2022년) 지역별 농어업인 자살사망자는 경북이 242명으로 가장 많았다.다음으로 △충남 208명, △전남 206명, △경남 155명, △경기 142명, △전북 116명, △강원 98명, △충북 98명, △제주 56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023년부터는 지역별 분류를 하지 않아서 확인이 불가한 상황이다.농어촌 주민 10명 중 1명꼴로 우울 증상을 보인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전국 농어촌지역 3990가구를 대상으로 직접면접조사 발표한 `2024년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에 따르면, 농어촌 주민의 우울감을 측정한 결과 우울 증상이 있는 층이 10.1%, 정상범주에 있는 층이 89.9%로 나타났다.조사 결과 노령층일수록 우울 증상을 보이는 비율이 높아지는 특징이 나타났다. 연령별 우울 증상을 보인 비율은 △30대 이하 8.6%, △40대 4.8%, △50대 8.1%, △60대 10.8%, △70대 이상 16.9%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우울 증상이 있는 층의 비율도 높아졌다.실제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다. 2023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7.2명으로, OECD 평균 11.1명의 약 2.5배에 달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도시보다 농촌의 자살률이 훨씬 높다는 점이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농촌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1.7명으로 도시 26.8명보다 높았다.인구감소지역 농촌군은 무려 48.7명에 달했다. 농촌 자살자의 40%는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허리와 무릎을 망가뜨리며 평생 농사짓고도, ‘농부병’이라 불리는 만성 통증 속에서 매일을 버티고 있었다.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노인은 농촌 1.5%, 도시 0.9%였다. 가장 큰 이유는 ‘신체적 질병으로 인한 고통과 불편’이었다. 농촌 노인 62.9%가 이를 꼽아 도시 노인의 39.6%보다 월등히 높았다.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고, 교통이 불편하며, 가족의 돌봄이 단절된 현실 속에서 아파도 참고 살아가는 노인들이 많다. 외로움 역시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중심의 고정형 서비스 체계도 변화가 필요하다. 자살률이 높은 농촌 지역에는 ‘마음안심버스’와 같은 이동형 지원체계를 우선 배치하고,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을 거점으로 상담·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별 맞춤형 상담전화와 SNS 채널을 활성화하고, 행정·의료·복지·자원봉사단체가 협력해 자살위험군이 방치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농업인은 생산과 소득의 불확실성, 높은 노동강도, 자연재해 등으로 누구보다 정신적 압박이 크다. 그러나 농업인 특화 자살예방체계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정희용 의원은 “농어업인 한 분, 한 분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세심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그는 “농식품부·해수부·복지부 등 관련 부처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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