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남구 강당골 테니스장·파크골프장 입구에 설치된 컨테이너 2동이 8년째 무허가 불법 건축물 상태로 방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더 충격적인 건, 이 시설이 개인의 무단 설치물이 아니라 ‘행정이 직접 만들고 행정이 알고도 눈감은 불법’이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행정이 저지른 불법을 행정이 감싸고 있는 꼴이다.
취재 결과 해당 컨테이너는 단순 임시 창고가 아니다. 진입로를 정비하고 터를 다진 뒤 콘크리트를 타설해 바닥에 설치했다. 사실상 ‘건축물’이라고 해도 무방하다.형식만 컨테이너일 뿐, 실질은 건축물이다.그런데도 인허가 절차는 전무했다. 건축 허가도, 점용 허가도, 신고도 없었다.설치 순간부터 명백한 불법이었다.더 기가 막힌 건 관할 부서의 해명이다.공원녹지과는 이미 내부적으로 ‘불법 시설물’ 판단을 내렸으면서도, “테니스·파크골프 이용자가 많아 당장 철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단속기관이 불법을 단속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한 셈이다.법 집행 기관이 스스로 법을 무력화했다.법은 단순하다. 공원 부지 내 무허가 구조물은 즉시 원상복구가 원칙이다. ‘검토’도, ‘유예’도, ‘편의’도 없다.
그런데 남구청은 8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단속도 없고, 시정명령도 없고, 철거 계획도 없다.이 정도면 행정 공백이 아니라 직무 유기다.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시설에는 주민 세금이 들어갔다.진입로 정비, 터파기 공사, 부지 조성, 콘크리트 바닥 타설, 구조물 설치, 사실상 건축 공사 수준이다.즉, 불법 건축물을 세금으로 지은 셈이다.
행정 절차 없이 예산부터 쓰고, 나중에 불법 판정을 받았다면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니다. 예산 집행 부실, 법령 무시, 관리 감독 실패가 한꺼번에 드러난 총체적 행정 난맥상이다. 세금이 ‘불법 구조물 비’로 전락한 것이다.만약 주민이 공원에 컨테이너를 몰래 설치했다면 어땠을까.곧바로 계고장, 이행강제금, 강제 철거가 뒤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주체가 ‘행정’이 되자 태도가 달라졌다.“회원이 많다.” “시설 보완 시기에 맞춰 검토하겠다." 핑계뿐이다.결국 주민이 하면 불법, 행정이 하면 편의. 법의 기준이 아니라 ‘편한 대로’ 판단하는 전형적인 이중 잣대다. 행정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태다.8년이다.
그동안 점검도 있었고, 민원도 있었고, 감사 기회도 수 차례 있었다. 그럼에도 단 한 번도 바로잡지 않았다.불법을 알면서 방치하는 행정은 소극 행정이 아니다.명백한 묵인이고 방조다.
공원을 관리해야 할 부서가 오히려 불법 시설물의 ‘보호막’ 역할을 한 셈이다.
이쯤 되면 단순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다.책임자가 없고, 책임도 지지 않고, 결국 세금만 낭비되는 행정. 주민들 사이에서 “남구청이 법 위에 군림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남구청은 더 이상 시간을 끌 명분이 없다.설치 경위 전면 공개, 예산 집행 감사, 책임자 문책, 즉각 철거 및 원상복구. 이 네 가지가 최소한의 조치다.그조차 하지 못한다면 ‘관리 부실’이 아니라 행정 신뢰 파산이다.법을 집행해야 할 기관이 법을 어기는 현실.주민들은 묻고 있다.“도대체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 남구청은 법 위에 존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