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코앞이다. 중소기업과 상인들은 죽을 맛이다.근로자들의 임금은 물론, 상여금과 각종 선물꾸러미도 건네야 하는데 엄두를 못 내고 운영자금조차 빡빡하다.영세상인들은 설이 반갑지 않다.경기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탓이다.주부들은 장보기가 겁나 선뜻 나서질 않는다.장바구니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천정부지로 치솟았다.설 차례상 비용이 전년 대비 4% 이상 올랐다.명절 체감 물가 부담이 너무나 크다.12일 국가통계 포털(KOSIS) 소비자물가지수(2020=100)에 따르면 차례상 품목 가운데 전년 동월 대비 가격 상승 폭이 가장 큰 품목은 조기(21.0%)였다. 이어 쌀(18.3%), 북어(13.6%), 사과(10.8%), 달걀(6.8%) 순으로 오르며 설 차례상 물가 상승 상위 5개 품목에 포함됐다.6·3 지방 선거와 맞물리면서 불우 시설을 찾는 온정의 손길도 뜸하다.사회복지시설 등은 매년 초 관례로 이뤄졌던 정치인과 단체들의 발길도 끊겨 어느 해보다 우울한 설을 앞두고 있다.출마예정자들의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설이 코앞인데 텅 빈 지갑만 바라본다. 홀로 사는 이들도 외로움에 지친다.찾아오는 이 없는 냉골에 뼈마디 앙상한 손만 비빈다.퀭한 눈은 방문을 응시한 채 혹 누가 올까(?) 기다려 본다.까치 울음소리에 방문을 열고 반가운 이 덜컥 문 열고 성큼 들어올 것 같은 설렘에 가슴 쓸어내린다. 마음은 고향에 가 있는데 갈 곳 없는 사람들은 거리를 방황한다.명절 외롭고 섧다 해도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들만큼 서러움이 더할까.보육원의 어린이들은 엄마가 그립다. 아이가 불러보고 싶은 말은 엄마다.노인들의 나 홀로 쪽방 생활, 따뜻한 엄마의 젖무덤이 그리운 아이들, 갈 곳 없이 떠도는 노숙자들에게는 당장 눈앞에 닥친 명절이 반갑지 않다.그들에겐 오직 그리움뿐이다.신문보기가 두려울 정도로 세상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느냐는 탄식의 소리가 밑바닥에서 나오고 있다.아무도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 산장이라는 노래 가사가 새삼스러울 뿐이다.우리 사회 일그러진 서글픈 자화상이다.그래도 고향은 아늑한 엄마의 품이라 했다.귀향객들의 마음은 벌써 손에 선물꾸러미를 가득 들고 고향의 향수를 달래려 그리운 가족 품으로 달려가고 있다.그리운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말이다.문득 박노해 시인의 설날 아침에라는 시가 생각난다.설날은 해가 뜨지 않아도 좋다/집집마다 가슴마다 해가 솟아날 테니/설날은 까치가 울지 않아도 좋다/골목마다 새해 인사 울려 퍼질 테니/설날은 발갛게 꽁꽁 추워도 좋다/이웃들을 돌아보는 인정이 따뜻할 테니/설날은 새 옷이 아니어도 좋다/묵은 옷 빨아 입고 새 뜻 새 희망이 푸르를 테니 참 가슴에 와닿는 말이다.설날 아침 주변 사람들에게 마도성공(馬到成功)이라는 말을 건네보자.마도성공은 ‘말이 도착하니 곧 성공하다’라는 뜻으로, ‘순조롭게 성공하다’라는 의미의 사자성어이다.진시황이 룽청의 ‘화반채석’에 절한 뒤 천하가 태평해졌고, 서복이 “만만 천군이 넓은 길을 따라 달려 진시황이 돌에 절해 성공했다”라고 노래한 고사에서 유래했다.붉은 말띠해, 마도성공의 기운으로 성공의 한 해를 보내보자.그리고 부모님께 세배하자."아버지, 어머니! 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올 한 해도 건강하고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라고 말한 뒤 힘껏 껴안아 보자.낳아주고 길러주셔서 너무나 고맙다고 가슴으로 울어보자.왜냐하면 "하늘 위에 부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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