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고령자에게도 주는 기초연금에 대해 정부가 개편을 검토 중이다. 과반의 거대 여당도 가세해 국회 연금개혁특위에서도 논의 과제가 됐다고 한다. 65세 이상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기본적으로 1인당 매달 34만9700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 대상자는 올해 779만명에 달한다.   저출산 시대의 심각한 고령화로 내년에는 대상자가 8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미 계획해둔 대로 수정 없이 가면 내년에는 개인별 지급액도 40만원으로 오른다.   문제는 이로 인해 급격히 늘어나는 재정지출이다. 지난해 기초연금 재정지출은 26조원을 넘어섰다.    2008년과 비교하면 10배 늘었다.   수급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데다 지급액 인상까지 맞물려 2050에는 지금보다 재정 부담이 6배로 늘어난다는 전망이 나와 있다.   이래저래 지금과 같은 방식 이대로는 지속이 가능하지 않은 구조다. 정부 발 개편론이 나오고 여당도 관심을 가지는 배경이다.   2007년 노무현 정권 때 법 제정으로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된 뒤 2014년 박근혜 정권 때 기초연금으로 개편되면서 지금껏 확대일로로 왔다.   하지만 ‘하위 70%’라는 상당히 어색한 표현 그대로 월 200만원이 넘는 소득이 있는 고령자도 대상이 된다.   심지어 혼자 사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기본 재산이나 소득은 없으면서 상시 근로 소득만 있다고 상정할 경우 매달 468만원을 벌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 때문에 그간 “잘 사는 노인까지 적지 않은 금액을 왜 주나” “이런 재정지출에 연금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타당한가”라는 문제 제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역대 어느 정부나 국회도 이런 지적을 외면해 왔다.   기형적인 고령화로 65세 이상 수급자는 해마다 계속 늘어나는 인구구조이니 이들의 표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점은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다.   복지라는 것이 도입이나 시행은 쉽지만 줄이고 뜯어고치며 개혁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폐지는 더욱 힘들다.   복지의 속성이 그렇다. 한번 지급하면 대상자 수령자는 ‘주인’이 된다.   선거를 거치면서 국회 등지에서는 이 주인의 대리인이 생긴다. 물론 표를 매개로 한 정치적인 거래 내지는 결탁이다.   그래서 속된 말로 ‘줬다가 뺏기’는 동서고금 어디서나 힘들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근래 재정위기의 빨간불이 켜진 프랑스가 부득불 복지지출을 줄이려 했지만 폭동을 방불케 하는 거리의 반대시위로 결국 마크롱 행정부가 뜻을 접고 있는 최근 상황은 그런 사례를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마크롱 정권의 복지 축소 혹은 복지구조조정에 우파를 강하게 표방해 온 야당들조차 반발하고 반대한 점도 짚고 갈 필요가 있다.   선거라든가 표심을 의식하는 포퓰리즘 기반 현대 정치의 치명적 속성이다.   이번에 정부 발 기초연금 개편론이 나오고 여당에서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보이지만. 과연 의미 있는 결과를 낼지 의구심이 생기는 것도 그래서다.   상황과 사정을 보면 기대감도 생기지만, 막상 국내외의 저급 정치를 보면 또 한 번 용두사미로 끝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   관건은 정부의 분명한 의지다.   아울러 나라 장래와 젊은 세대의 미래를 내다보는 거대 여당의 뚝심 있는 지원이다. 이런 문제에 관한 한 재정 여력과 미래세대의 부담을 보면서 개혁을 지지하고 촉구해야 하는 야당의 태도도 무척 중요하다.   그런데도 지금 여당 쪽 분위기를 보면 조금 이상하다.   벌써 어떤 식의 개편이든 기존 수급자에겐 손을 대지 않겠다고 미리 선을 그어두고 있다. 시작도 전부터 그렇게 한계를 정한 채 의미 있는 개선안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방향은 두 갈래다.   먼저 대상자의 대폭적인 축소다. 기존 수급자도 최대한 포함해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하후상박 지급도 확실하게 추진해야 한다.   그렇게 무자산 저소득 고령자에게 좀 더 집중해서 지급하는 게 맞다. 이참에 현금 쿠폰 바우처 등으로 100가지가 넘는 복잡한 복지 제도를 종합적으로 두루 손봐야 한다. 올해 정부 예산 727조 9000억원 중 복지지출이 137조 5000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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