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 주택이 전국적으로 3만 가구를 넘어섰다. 공사 중이거나 준공이 됐어도 팔리지 않은 집을 미분양 주택으로 분류하는데, 통상 준공 후에도 미분양인 주택을 ‘악성 미분양’으로 따로 취급 한다.   이런 악성 미분양 주택이 국토교통부 공식 집계로 3만1307가구(2월 기준)로 나타났다. 전달보다 6%(1752가구) 늘어났다. 지난해 동월 대비로는 25% 증가했다. 2012년 3월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3만 가구를 넘어서면서 건설업계 고민이 커진다. 이와 함께 공사 도중의 일반 미분양 주택도 6만 600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악성 미분양 집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악성 미분양 주택의 80~90%가량이 지방에 있어 지역 기반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가뜩이나 인구 감소와 그로 인한 경기침체 와중에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건설업이 위축되면서 겪게 되는 지역경제의 어려움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서울 수도권과 지역의 격차 심화가 가장 큰 분야가 아마도 주택시장과 건설업계 사정일 것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국토부가 나서 지방 건설업계의 고충을 듣고 행정적으로 가능한 지원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 와중에 납득하기가 어려운 것은 악성 미분양에 대해서는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는 지적이다.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악성 미분양 주택은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치보다 지역별로 최대 4배가량 많다고 한다.   늘 그렇듯이 이유는 있다. 지자체별로 조사 시점도 다르고 건설사로부터 받는 미분양 자료를 제대로 검증도 않고 취합하다 보니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는 지역 건설사의 비공개 요청 물량도 적지 않다고 한다. 지자체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다 보니 비공개 물량은 통계에서 제외된다고 한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칫 드러난 정부 통계만 보고 집을 지어대는 일이 빚어지기도 한다.   가뜩이나 분양시장이 한껏 위축된 판에 축소된 통계만 보고 집을 지으면 악성 미분양은 한층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위기의 건설사들이 공사비용 회수도 못 한 채 악성 미분양을 안고 있으면 부실은 금융권으로도 전이될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금융사에서 건설사로 돈을 빌려주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 문제가 부각된 지도 한참이다.   더 큰 문제는 국토부 주택 정책의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주택 같은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을 두고 기본 통계가 부실해 신뢰를 잃는다면 부작용이 크다. 가령 서울의 집값 대책 등 수도권의 과밀 대책이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어떻게 신뢰를 유지할 수 있겠나. 일반 미분양 통계만 해도 민간 아파트로 대상을 제한하는 바람에 주거용 오피스텔 등은 미분양 통계 자체가 없다는 게 문제점으로 꼽힌다. 주택시장에서 오피스텔 빌라 등도 비중이 작지 않다. 그런데도 이런 쪽에서는 기본 통계가 제대로 안 잡힌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부실한 통계로는 정확한 대책이 나오기가 쉽지않다. 통계를 두고 ‘3대 거짓말’이라는 썰렁한 말도 있지만, 그래도 통계는 통계다. 사회의 인프라이고, 정책의 기본 전제다.통계가 부실하니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도 불신받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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