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인가.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은 6월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리는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잉글랜드)과 격돌한다.토트넘은 이번 대회에서 수차례 기적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결승까지 올라왔다.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와 8강 1차전서 1-0으로 승리를 거뒀고 2차전에선 2-4로 뒤지던 후반 막판 페르난도 요렌테의 극적인 만회골로 합계 4-4,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며 4강에 올랐다.아약스(네덜란드)와 4강 1차전에선 0-1로 패했지만 2차전에서 루카스 모우라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합계 3-3, 8강과 마찬가지로 원정 다득점을 리드해 결승을 밟게 됐다. 토트넘의 사상 첫 대회 결승 진출이기에 더욱 뜻깊다. 이 중심에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이 서 있다. 손흥민이 결승에 출전한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박지성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그라운드를 밟게 된다.박지성은 2007~2008시즌 팀의 중심선수로 맨유의 결승행을 이끌었지만, 모스크바서 열린 첼시와 대회 결승에선 엔트리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맨유가 첼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해 아쉬움은 더 컸다. 이후 두 차례의 대회 결승을 경험했다. 2008~2009시즌엔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결승전에 선발 출장해 아시아 선수 최초 대회 결승 출전 기록을 남겼고, 바르셀로나와 다시 만난 2010~2011시즌 결승전에선 90분을 소화했다. 선발 여부를 섣불리 예측할 순 없지만, 시즌 활약상을 놓고 보면 손흥민을 제외하긴 어렵다. 이번 시즌 초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차출로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고도 손흥민은 각급 대회에서 총 20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주포 해리 케인이 발목 부상으로 빠졌을때도 손흥민의 득점 행진 덕에 토트넘은 순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챔피언스리그에서도 중요한 길목마다 연거푸 골을 터뜨리며 가치를 더욱 높였다. 16강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16강 1차전서 결승골을 포함해 1골 1도움을 터뜨렸고, 8강 맨시티와 경기에선 2경기 합쳐 3골을 기록하며 팀의 극적인 4강 진출에 디딤돌을 놨다.손흥민이 결승에 출전, 한 골을 넣는다면 2016~2017시즌 달성한 한국인 한 시즌 최다 득점(21골)과 타이 기록을 세운다. 멀티골을 터뜨리면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새로운 역사를 쓴다. 또 박지성에 이은 한국인 두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자 개인 커리어 사상 첫 우승이다. 유럽 무대에 데뷔한 2009년 이후 독일(함부르크, 바이엘 레버쿠젠)과 토트넘에서 꾸준히 활약했지만, 한 차례도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사기는 드높다. 손흥민은 29일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200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박지성이 뛰었기에 한국에서는 엄청난 일이었다. 축구팬으로서 그 경기를 지켜봤고, 꿈을 꾸게 됐다”면서 “이제는 내가 한국 선수들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그 문을 더욱 활짝 열고 싶다. 이것이 내 목표다. 우리와 한국을 위해 놀라운 일을 한 박지성을 닮고 싶다”고 했다.출전의 변수가 있다면 케인의 부상 복귀와 공격 조합이라는 ‘경우의 수’다. 케인이 두달 간의 발목 부상을 털고 실전에 돌아올 준비를 마쳤고, 아약스와 경기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모우라는 손흥민의 포지션 경쟁자다. 손흥민은 “선발 출전은 감독님이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가진 않는다. 너무 많은 압박을 받고 싶진 않다. 매우 중요한 이 경기를 즐기고 싶다”며 출장 의지를 에둘러 표했다. 상대인 리버풀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번 시즌 EPL에서 승점 97(30승7무1패)로 맨시티와 마지막까지 우승 다툼을 펼친 강팀이다. 맨시티가 4번 졌지만, 리버풀은 리그 38경기에서 1차례 밖에 지지 않았다.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는 리그에서 44골을 합작했고 이밖에도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미드필더 조던 헨더슨, 조르지뇨 바이날둠, 수비수 버질 판 다이크, 골키퍼 알리송 등 각 포지션에 최고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때문에 리버풀의 우세를 점치는 의견이 나온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공격수였던 앨런 시어러는 ‘더선’에 기고한 칼럼에서 “토트넘에 리버풀에서 뛸 만한 선수들이 있나”라면서 “리버풀이 토트넘을 이길 것으로 보인다. 물론 3주간의 휴식기간은 변수”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결승은 2007~2008시즌 맨유-첼시 전 이후 11년 만에 EPL 팀 간 결승전으로 열린다. 우승 팀은 2011~2012시즌 첼시 이후 7년 만에 EPL 출신 우승 팀으로 기록된다.챔피언스리그 뿐만 아니라 30일 끝난 UEFA 유로파리그도 아스널과 첼시의 결승으로 이뤄졌다. 양대 유럽대항전 결승이 모두 EPL 팀으로만 채워졌는데 이는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가 출범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유로파리그는 첼시의 4-1 승리로 끝났다. 챔피언스리그에선 어떤 팀이 우승할지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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