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 때 했던 ‘사적 발언’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며 허위 보도가 국민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XX들’은 야당을 지목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이 순방 중 ‘이 XX들’은 야당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그와 관련한 나머지 얘기들은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을 언급했다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논란의 발언은 지난 21일 윤 대통령이 뉴욕에서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 참석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 환담을 하고 내려오면서 나왔다.
참모진들과 이동하던 윤 대통령이 한 말이 영상에 담겼는데, 당초 언론에서는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가 됐다.
보도가 있고 약 13시간 뒤 김은혜 홍보수석이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어 윤 대통령은 ‘바이든이 쪽팔려서’가 아니라 ‘날리면 쪽팔려서’라고 말한 거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출근길 입장표명에 대해 이재명 부대변인은 같은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순방 외교와 같은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총성없는 전쟁에서 허위보도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강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동맹을 희생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일이고, 그 피해자는 국민”이라며 “아침에 대통령이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이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출근길에 사적발언 관련 보도를 ‘사실과 다른 보도’로 규정하면서 “그와 관련한 나머지 얘기들은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실이 나서서 진상 조사할 상황이나 여건은 녹록치 않다”며 “다만 여당이 이 사안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계속 추가 조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XX들’ 발언이 더불어민주당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야당을 지목한 것은 아니다. 야당에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윤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 추진에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시기를 특정할 순 없지만, 여야 대표를 모시고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이 관계자는 “당시 발언 내용을 정확히 안 사람이 있을까 싶다.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사적 발언이, 지나가면서 참모들에게 한 개인적 발언이 보도되는 게 적절한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XX들’이라는 표현도 없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에서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입장) 밝히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김 홍보수석이 뉴욕 현지 브리핑 때 비속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던 것과는 조금은 다른 기류가 읽힌다.
대통령실이 논란이 불거진 뒤 한 참 뒤에 해명에 나선 것을 놓고도 비판이 일고 있다. 해명이 늦어지면서 논란을 더 키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바이든’인지 ‘날리믄’인지 ‘발리믄’인지 다양하게 들릴 수 있으니 확인하자고 했다”며 “바이든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 거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사실관계 특정이 힘든 상황”이라며 “특정 단어로 알려지고 그것이 아님을 확인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이다. 다시 말해 13시간 이후에 해명한 게 아니라 아까운 순방기간의 13시간을 허비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