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지난지 열흘이 넘었는데도 여 전히 가마솥 더위다.이 땅의 뭇 생명들을 태워 없애버릴 듯했던 맹렬더위에 사람들은 맥을 못 춘다. 찜통 무더위에 시원한 탄산음료 한 잔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싶은 유혹이 커진다. 수박, 참외 등 시원한 과일도 찾게 된다. 하지만 당분이 함유돼 있어, 과도하 게 섭취할 경우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과일 과잉 섭취 제2형 당뇨병? 여름철에는 수박, 참외, 복숭아, 자두, 포도 등 제철 과일들이 풍성하다. 대부분 비타민과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 며 식이섬유 함량도 높아 일반적으로 는 건강한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과일에는 천연 당분인 `프럭토 스`(Fructose)가 함유돼 있다. 비타민, 항산화 성분, 식이섬유와 함 께 들어 있어 적당량을 먹는다면 우수 한 식품이다. 다만 프럭토스는 간에서 주로 대사되며 과잉 섭취는 중성지방 으로 체내에 축적돼 비알코올성 지방 간으로 이어질 수 있다.포도당처럼 혈당을 즉각 높이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과잉 섭취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지방 축적을 유도해 비만이나 제2형 당뇨병을 불러올 수 있다. 최근에는 생과일만 섭취하지 않는다 는 게 문제다.과일 주스, 과일 스무디, 과일빙수, 말린 과일, 과일 아이스크림 등 가공 된 과일 제품을 섭취할 수도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과일 본연의 성분은 줄고 당분과 칼로리는 상대적으로 높아져 혈당 스파이크, 지방간, 체중 증가 등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황혜림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 터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미디 어 발달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 향력 확대는 우리 식생활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아무 리 우수한 음식이라도 과하게 섭취하 면 건강에 해를 줄 수 있다"고 조언했 다.그는 균형 잡힌 식단과 적정 섭취량 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무더위 에 입맛이 떨어지기 쉬워 밥보다 과일 이나 디저트를 자주 찾게 되는데, 섭 취량과 가공 여부를 의식적으로 조절 하는 게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 등은 섭취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생과일 형태 섭취 바람직과일은 가능하면 가공되지 않은 생 과일 형태로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식후 디저트보다는 식사 사이 간식 으로 섭취하는 게 혈당 조절에 더 유 리하다. 기저질환이 있다면 당 함량이 낮은 과일을 먼저 선택해야 한다.과일 주스나 빙수 등 가공 과일 제품 은 첨가당·유제품·시럽이 포함돼 혈 당과 칼로리를 높일 수 있으니 주 1~2 회 이하로 제한하는 게 좋다. 아울러 제품을 고를 때 영양성분표 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 다.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유혹을 이기 지 못해 혈당 조절에 실패한다. 당뇨병은 다양한 합병증 위험이 큰 질환이므로 조금만 부주의해도 큰 문 제가 될 수 있다. 냉면, 콩국수 등 대 부분의 여름 음식도 혈당의 급격한 변 화를 초래한다.밀가루로 만들어진 탄수화물 식단은 고혈당을 유도할뿐더러 탄산음료에 많 이 들어있는 액상과당은 구조가 단순 해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체지방 전환 속도가 빠르다. 음료를 선택할 때 원 료나 첨가물, 영양소 함량 등을 꼼꼼 히 확인해야 한다.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탄산음료 대 신 보리차, 현미차를 선택하는 게 좋 다. 수박과 참외, 포도를 택하기보다 토마토, 오이 등을 먹는 게 바람직하 다. 당뇨병 환자는 물을 의식적으로 많이 마셔야 여름철 온열질환도 예방 할 수 있다.당뇨병 환자는 혈관과 신경이 손상 돼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땀으로 체온 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핏속의 당분으로 끈적끈적해 진 혈액의 점도를 물이 줄여주어 혈액 순환을 돕는다. 한마디로 더위에는 물 이 보약이나 마찬가지이다.정채호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 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여름철 시원한 제철과일과 음료는 순간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지만, 당뇨병 환자에게는 장 기적인 건강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소 개했다.정 교수는 "무더위 속에서는 의식적 으로라도 1시간에 3~4차례씩 종이컵 한 컵 정도는 마셔주는 게 좋다"며 " 당뇨병은 평소 자기관리가 중요하므 로 갑작스러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 원을 찾아서 검사와 치료를 빨리 받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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