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없는 노인들이 해를 거듭날 수록 늘어만 간다.외로움에 지친 노인들이다.노인학대는 물론이고 나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들도 부지기수다.`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 산장에/ 단풍잎만 차곡차곡 떨어져 쌓여있네/ 세상에 버림받고 사랑마저 물리친 몸/ 병들어 쓰라린 가슴을 부여안고/ 나 홀로 재생의 길 찾으며 외로이 살아가네//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 산장에/ 풀벌레만 애처로이 밤새워 울고 있네/ 행운의 별을 보고 속삭이던 지난날의/ 추억을 더듬어 적막한 이 한밤에/ 임 뵈올 그날을 생각하며 쓸쓸히 살아가네`전주곡의 뻐꾸기 울음 소리가 산장의 적막한 분위기를 더하는 대중가요 `산장의 여인`이다.어쩌면 외로는 노인들에게는 서글픔만 울컥해지는 노랫말 일지도 모른다.홀몸노인의 쓸쓸함의 주요 원인은 가족과의 거리다.자녀들이 멀리 떨어져 있거나 연락이 뜸한 경우, 명절이나 기념일에 더욱 외로움을 느낀다. 사회적 고립감도 한몫 한다.복지관이나 무료급식소에서 하루를 보내더라도, 여전히 혼자라는 사실이 마음에 남는다. 10월2일은 노인의 날이다. 잔치상이 참 푸짐하다.노인의 날이나 어버이날 등 특별한 날에도 홀몸노인들은 가족과 함께하지 못해 쓸쓸함을 크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명절이나 기념일 외에도 꾸준한 관심과 방문, 지역사회의 돌봄이 홀몸노인의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 고령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복지체계의 변화와 사회적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노인의 날이나 어버이날에 홀몸노인들이 느끼는 쓸쓸함은 사회적 관심과 지원으로 완화될 수 있다.최근 경로효친사상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경로효친의 사회규범은 우리의 미풍양속으로서 앞으로 길이 계승·발전돼야 한다.효경에 기록된 공자님의 말씀을 통해서 참뜻을 되새겨 보기로 한다.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부자의 도리는 하늘의 성품이요. 군자의 의리이다. 부모가 나를 낳으셨으니 대를 잇는 것이 이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임금과 부모로 임하시니 그 은혜가 이보다 더 두려운 것이 없다. 제 부모를 사랑하지 않고 남을 사랑하는 자를 덕에 어긋났다고 하고 제 부모를 공경하지 않고 남을 사랑하는 자를 덕에 어긋났다고 하고 제 부모를 공경하지 않고 남을 사랑하는 자를 예에 어긋났다고 한다”라고 했다.때문에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이 그 어느때 보다 절실하다.▣늘어나는 노인 1인 가구초고령사회 속 홀로 지내는 노인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령층의 고립 문제는 사회적 과제다. 지난해 전체 가구 중 65세 이상 홀몸노인 가구의 비중은 처음으로 10%대로 진입했다. 같은 기간 고독사 통계에서도 노인층의 비율이 꾸준히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외로움을 개인이 아닌 공공의 과제로 인식하고 정책 대응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1인 가구는 228만 8807가구로 전체의 10.3%를 차지했다. 2015년 6.4%(122만 3169가구)에 불과했던 비율이 약 10년 만에 크게 상승한 것이다. 전체 1인 가구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25%에서 올해 28.6%까지 늘었다. 2049년에는 50.2%에 달해 절반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빈곤율은 고독사 위험을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소득원이 마땅치 않거나 연금, 기초생활급여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이 기본적인 생활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독사 사례 중 사망 전 1년간 기초생활수급자였던 비율은 42.3%, 사망 전 긴급복지지원 대상이었던 비율은 11.9%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만성질환, 치매 등 건강 문제가 겹치면 의료비 부담까지 가중돼 경제적 위기로 이어지는 상황이다.사회적 관계 단절은 돌봄 사각지대를 넓히고 있다. 자녀와 연락하는 독거 노인의 비중은 점차 줄고 있는데 2023년 기준 64.9%로 3년 전보다 약 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우울이나 불안 같은 정서적 위기에 노출되기 더 쉽고, 사고나 질병 발생 시 발견이 늦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정부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위기 노인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홀몸노인 가구에 화재·낙상·심정지 등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전력 사용량·센서 데이터 등을 인공지능(AI)로 분석해 이상징후를 감지하는 시스템도 확대 중이다.전문가들은 전통적인 가족 부양 모델에 기반한 복지체계로는 대응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한다. 1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 변화를 반영해 칸막이를 걷어내고 통합적·연속적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전 생애주기에 있어서 부처·지방자치단체·민관 통합 개선 체계를 구축해 정책 간 연속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고립·은둔 및 고독 개선을 국가 주요 아젠다로 설정해 지속적인 예산과 인력 투입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노인학대 급증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해놓았다. 그런데 기존 법률은 노인을 인권 주체로, 노인의 관점에서 보지는 않는다.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먼저 스스로 해결하고, 그다음 국가와 지자체가 보완적인 지원을 하게끔 짜여 있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만 봐도 노인을 인권적 관점이 아니라 인구적 관점에서 본 것이다. 2024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노인학대는 가정 내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 노인학대의 큰 문제점은 배우자 혹은 자녀에게 피해를 보아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학대행위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에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정작 보호를 받아야 하는 학대 피해 어르신은 그 누구에게도 쉽사리 손길을 내밀지 못하는 실정이다.노인학대는 범국민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그 출발점은 거창한 행동이 아닌 노인에 대한 왜곡된 인식 개선으로부터 시작된다. 노인을 ‘부담’이나 ‘수동적인 존재’로 바라본다면 세대 간 단절은 더 심화한다. 경험과 지혜를 지닌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인 노인을 건강한 공동체의 주체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 공개한 ‘2024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국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 및 상담을 통해 노인학대로 인정된 사례는 7167건이다. 이는 전년 대비 2% 증가한 수치다. 가정(6323건)에서, 노인 생활시설(595건), 병원(66건), 공공장소(61건) 등에서 노인이 학대받는 일이 늘었다. 학대 사례는 10년 전인 2014년 3532건에 비해 2배 증가했다.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0년 1월 20~2023년 8월 30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 중 국내 사망자(3만5605명)에서 60세 이상 연령대가 93.9%(3만3415명)를 차지했다. 감염병 차단이라는 명분으로 노인들은 요양원 등에서 집단 격리되며 감염 위험이 커졌다. 거리 두기로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홀몸노인은 의료·돌봄 서비스 공백에 노출됐다.한국의 노인인권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노인들 나홀로 쓸쓸한 죽음화재, 가스, 활동 감지 센서로 홀몸노인, 장애인 등의 응급 상황을 막는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예산이 최근 5년간 126% 늘었다.하지만 고독사는 24% 증가했다. 이 사실은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확인됐다.자료에서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예산이 확대됐지만 고독사 감소에 있어 큰 성과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최근 5년간 1인 가구 수와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9년부터 1인 가구 비율이 전체 가구 대비 30%를 넘었고, 2024년에는 1인 가구 비율이 36.1%를 차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추계(2022-2052년)`에 따르면, 2052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41.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복지부는 1인 가구 증가와 고독사 방지 대책의 하나로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제도를 도입했다. 최근 5년간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시도별 예산 투입 현황을 보면 2020년도 124억600만원 대비 2024년 총 280억3900만원으로 126% 증가했다. 고독사 예방 관련 전국·시도별 예산 투입 현황을 보면, 전국 투입 예산은 2022년 5억8500만원에서 2025년 27억6500만원으로 늘었다.정부가 예산 투입을 늘렸지만, 고독사하는 인원은 점차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국 고독사 현황은 2019년 2949명에서 2023년 3661명으로 24% 늘었다. 2023년 기준 연령별 현황 통계에 따르면, 50·60대가 각각 1097명, 1146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40대는 502명, 80대 이상 205명, 30대 166명, 20대 42명으로 집계됐다.복지부는 지난해 고독사 예방 관리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지침을 안부 확인, 생활개선 지원, 공동체 공간·사회적 관계망 형성 프로그램, 사후관리로 변경했다고 했다. 이 중 최근 3년 동안 지자체가 가장 많이 선호하는 사업 유형은 `안부 확인`이라고 밝혔다. 백 의원은 "고위험 중·장년층의 복합적인 문제는 단순히 연락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연락 건수 대신 연결과 재발 방지를 중심으로 지표로 전환하고 사례 관리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독사는 발견 이후 연결, 치료, 생활개선까지 이어지는 통합적 접근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스스로 목숨 끊는 노인, 하루 10명꼴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은 65세 이상 노인이 연간 3000명 이상, 하루 10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숨진 노인 1만8000여명을 연, 일 평균으로 나눈 수치다.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오대종 박사는 최근 대한의사협회지에 게재한 글 ‘노인 자살의 이해와 예방’에서 이같이 밝히고 “노인 자살은 젊은 연령대의 자살과는 구분된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고의적 자해(자살)로 숨진 65세 이상 인구는 1만8044명이었다. 해마다 3000여명이 자살한것으로, 2023년 자살한 노인 수(3838명)를 연간 일수로 나눠 평균을 내면 하루 10.5명이다.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사망률은 2023년 65세 이상에서 40.6명이었다. 2019년(46.6명)에 비하면 다소 낮아졌지만 2023년 15~64세(28.0명) 사망률과 비교하면 45% 높은 수준이다.게다가 노인들은 젊은 층에 비해 자살 전에 정신의학과 등에서 도움을 받는 비율이 낮고 단 몇 번의 시도만으로도 자살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고위험 노인을 조기에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오 박사는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에 비해 자살률이 월등히 높다”며 “노인 자살에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 질환뿐만 아니라 만성 신체질환, 통증,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대인관계에서의 갈등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고 분석했다.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노년기 우울증은 슬픔·우울감과 같은 전형적인 증상보다는 무(無)쾌감증·무기력함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노인들의 경우 신체적 질병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는 비율이 젊은 층보다 높았는데, 진단받은 지 얼마 안 된 시기일수록 자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배우자를 비롯한 중요한 관계의 상실,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어딘가에 소속되려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느끼는 좌절감, 자신이 짐스러운 존재라는 인식 등도 위험 요인이라고 오 박사는 설명했다.오 박사는 “노년기에는 자살 시도 대비 자살률이 현저히 높고 자살 이전에 정신보건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도 낮아 조기 개입의 기회를 놓치기 쉽다”면서 “자살 고위험 노인을 조기에 선별하고 적절한 개입으로 연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농촌 고독사 고위험군 ‘돌봄망’ 시급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14일 입법조사처 제2세미나실에서 ‘농촌 고령화·과소화 문제와 지역사회통합돌봄의 필요성‘을 주제로 전문가 간담회를 가졌다.내년 3월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있는 탓이다.통계에 드러나지 않는 농촌의 고독사 고위험군을 발굴, 초고령 농촌 주민을 통합돌봄 체계에 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이날 발표를 맡은 정은정 작가는 통합돌봄 수요에 관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며 농촌 고독사 문제의 심각성과 농촌 거주 초고령자에 관한 통합돌봄 정책의 시급성을 강조했다.정 작가는 “남원에서 홀로 갑작스런 화재에 대응하지 못하고 사망한 노인의 경우 시신이 일찍 발견돼 고독사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생활의 측면을 고려하면 고독사에 가까웠다”며 “도시에서 고독사 위험이 더 클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농촌 1인가구의 고독사 문제도 심각한데, 통계로 잘 잡히지 않아 조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또 “농촌의 자살 및 고독사 문제는 고령, 장애, 빈곤, 고립 등의 다양한 문제가 혼재돼있다”며 “가까운 미래에 닥칠 수 있는 죽음에 관한 두려움이 큰 농촌의 초고령 노인들에겐 돌봄만큼이나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죽음권이 절실하다”고 말했다.통합돌봄 계획이 중장기 대책 중심으로 설계돼 초고령자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정 작가는 “이미 80세를 넘은 초고령 노인에게는 중장기 계획보다 신속한 정책 시행이 시급하다”며 “농촌 노인의 지역사회 거주를 지원하는 AIP(Aging in place) 개념이 중요하지만, 초고령층의 경우 이를 보완할 양질의 요양시설 확충과 단기 돌봄 인프라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2019년 지역농협 최초로 요양원을 설립한 충남 인주농협 사례를 참고로 제시했다. 인주농협 직영 요양원은 조합에서 공급하는 농산물, 역량 있는 사회복지사, 타 요양원에 비해 좋은 근로 조건 등으로 지역민의 호평을 받았다.다만, 지역농협의 의료 돌봄 참여에는 법적 제약이 있어, 참석자들은 지역농협의 의료 돌봄 참여를 위한 관련 법 개정과 보건소의 의료 기능을 강화한 ‘보건의료원’ 설립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정 작가는 “노인은 단순한 복지 대상자가 아니라 마을 유지에 기여하는 지역사회의 구성원”이라며 “주민 한 명이 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공동체의 존립에 영향을 미친다”고 다시금 노인 돌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독사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제도의 실패얼마 전 한 70대 남성이 숨진 지 며칠 만에 발견됐다. 가족은 없었고, 이웃과도 거의 왕래가 없었다. 이런 죽음을 ‘고독사’라 부른다.이 말 속에는 사회의 부재가 숨어 있다. 고독사는 개인의 선택이나 비극이 아니라, 사회와 제도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결과다. 가족 구조의 해체, 경제적 불안, 관계의 단절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누구나 잠재적 고독사의 위험군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현행 제도는 여전히 ‘사후 처리’ 중심에 머물러 있다. 고독사를 ‘예방’하기보다 ‘관리’하는 현실이다.고독사를 막기 위한 제도적 접근은 단순히 복지 예산을 늘리는 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연계 체계다. 혼자 사는 노인이나 중장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위기 신호 감지 시스템’이 보다 정교하게 작동해야 한다. 예컨대 수도·전기 사용량이 일정 기간 급격히 줄어들면 자동으로 행정과 지역센터가 연결되는 방식, 혹은 택배나 의료 방문 기록을 활용한 생활 신호 데이터 기반의 대응 체계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무엇보다 제도의 중심이 ‘관계 복원’에 맞춰져야 한다. 행정이 아무리 세밀해도, 사람의 온기를 대신할 수는 없다. 일본의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고독사 예방을 위해 ‘생활지원사’나 ‘지역 지킴이’를 두어, 정기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안부를 묻는 사업을 운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지자체가 ‘안부 묻는 이웃사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제도를 국가적 돌봄 인프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독사는 특정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죽음이 조용히 지나가는 사회는 결국 모두의 불안을 키운다. 우리가 진정한 복지국가를 지향한다면, 사람의 죽음조차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제도의 역할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관심이 제도로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것이다.고독사를 줄이는 길은 행정의 손끝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사회의 마음에서 완성된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문화, 관계를 이어주는 제도가 뿌리내릴 때 우리는 비로소 ‘함께 늙어가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죽음이 고요한 방 안에서 외롭게 끝나지 않도록, 제도는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는 마지막 울타리가 돼야 한다.////////////////////////////////////////////////▣한국 노인빈곤율, 세계 1위노인 10명 가운데 4명이 빈곤하다.단순히 노인 일자리 확충만으로는 노인 빈곤율을 줄이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가 들수록 청소나 식사 등을 혼자 영위하기 어려운 만큼, 생활 지원 서비스를 수반해야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따르면 한국 노인빈곤율은 통계를 시작한 2009년 이래 회원국 중 계속 1위다. 최근에는 상황이 더 악화했다. 한국 노인빈곤율은 2021년 37.6%→2022년 38.1%→2023년 38.2%로 증가했다. 정부가 노인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매년 일자리 예산을 증액하는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정부는 올해 2조1847억원이던 노인일자리 예산을 내년 2조3851억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업계에서는 돌봄 서비스 없이 일자리 예산만 확충하는 것은 노인 빈곤 완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는 올해 8월 발간한 ‘사회지출과 노인빈곤율의 관계: 퍼지셋 질적 비교분석(fsQCA)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수조원 일자리 예산에도 영국과 프랑스, 튀르키예 등 28개국 중 노인빈곤율 39.3을 기록해 에스토니아(41.3)와 함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며, 일자리 확충만으로 노인 빈곤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달았다.반면 노르웨이(3.8), 슬로바키아(5.2), 프랑스(5.8) 등 일부 국가의 경우 10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노인빈곤율을 기록했다. 28개 국가를 대상으로 △적극적 노동 시장 정책 △가족 △실업 △주택 △건강 △노령 △유족 △장애 8개 항목(2019년 기준)을 비교했다.이러한 순위는 국내 노인 정책이 일자리 부문에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해당 연구 결과에서 한국은 대부분 항목에서 평균보다 낮은 값을 기록했으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에 한해 사회지출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일자리 예산이 넉넉한 것과 달리, 주택이나 돌봄 등 타 예산이 매우 적다는 의미다.연구원은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보장 정책이 맞물려야 한다”라고 말했다.연구원은 “노인 빈곤율 완화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과 노령, 유족, 실업 정책의 높은 지출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이들 정책이 함께 높은 수준을 유지할 때 더욱 효과적인 빈곤율 줄이기가 가능하다”고 했다.이들은 일자리 예산과 더불어 돌봄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실업 정책 지출이 높더라도, 노령 및 유족 정책 지출이 낮다면 빈곤 완화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노령은 연금과 같은 노령 인구에 대한 모든 현금 지출과 재활 서비스, 가사 도우미 서비스 등 돌봄 지원을 포괄하는 복지 정책 지출이다. 유족은 사망자의 배우자 또는 부양 가족에게 들어가는 수당 및 보충금 개념이다.주택 정책 지출 역시 돌봄을 포함한 노령 정책 지출이 뒤따라야 효과가 극대화한다. 연구원은 “일부 사례의 경우 건강 및 주택 정책 지출이 높아도 빈곤율이 높았다. 이는 노령 및 유족 정책과 같은 직접적인 소득 보장 정책과 결합할 때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함을 의미한다”고 했다. ▣노인일자리 안전사고 급증일자리와 사회활동을 통한 어르신들의 활동적이고 생산적인 노후생활 영위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의 예산과 일자리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에도 참여자의 각종 사고가 증가하고있다.중도 포기율이 높다. 1명당 담당하는 인원도 많아 개선이 시급하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2004년 2.5만 명, 212억 원의 예산을 시작으로 올해 109.8만 명, 2조 1847억 원 규모로 확대됐다.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남원장수임실순창, 보건복지위)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만7618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유형별로는 골절이 1만237건(58.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타박상 2172건(12.3%), 염좌 910건(5.2%), 찰과상 909건(5.2%), 인대손상 698건(4.0%) 등이었다.안전사고는 2020년 2,048건에서 2024년 4,036건으로 약 2배가 급증했다.사망도 124건 발생했다.유형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중도 포기율도 높다. 가장 사업 규모가 큰 기초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익활동형은 지난해 중도 포기율이 12.1%에 달했다. 중도 포기한 9만 2340명 중 4만8019명(52.0%)은 건강 악화가 원인이다.사망도 2,527명(2.7%)에 달했다. 역량활용형은 9.6%, 공동체 사업단형은 17.5%로 중도 포기율이 가장 높았다.건강 악화로 인한 중도포기가 많은 것은 평균 연령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8월 기준, 각 유형별 참여자의 평균 연령은 공익활동형이 77.4세로 가장 높았고, 공동체 사업단형 71.4세, 역량활용형 70.9세 순이었다.담당자 배치기준은 일부 개선이 있었을 뿐 여전히 1명당 담당인원이 지나치게 많다. 올해 기준 공익활동형은 150명당 1명, 역량활용형 100명당 1명, 공동체 사업단형 120명당 1명, 취업 지원형은 100명당 1명이다.박희승 의원은 “노인일자리 사업은 어르신들의 근로와 사회활동을 통한 건강증진으로 국가 전체적인 의료비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노후 소득에도 도움이 되고,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해 소속감 제고 및 우울감을 해소하는 효과도 크다. 안전사고와 중도 포기율 관리 및 담당자 배치기준과 선발기준의 합리적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질의 노인 일자리는 어디에급속한 인구고령화 속 경제활동을 하는 노인인구가 늘어나 양질의 노인 일자리 창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하지만 노인 취업 문제는 여전히 안정화되지 못하고 있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주영 의원(개혁신당)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하 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취업 알선형 사업 주요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4년) 60세 이상 평균 근속기간은 5개월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개발원의 취업알선형 사업은 일정 교육을 수료하거나 관련된 업무능력이 있는 60세 이상 고령자를 민간기업 등의 수요처로 취업을 알선해주는 사업으로 주로 경비원, 간병인, 청소원, 농어촌인력, 시험감독관 등에 취업연계를 해주고 있다.사업추진현황을 보면 2020년 4.6개월, 2021년 4.6개월, 2022년 4.6개월로 답보상태를 보이다가 2023년 5.2개월, 2024년 5.6개월 소폭 증가했다.월평균 보수는 20년 148만5992원에서 24년 176만3470원으로 18.6% 증가했다.이는 24년 최저임금 기준 월 환산액에 보다 못 미치는 금액이다.4대보험 공제후 실수령액인 약 186만원 수준보다도 낮은 금액이라는 지적이다(시급 9860원 / 주 40시간(주 5일, 1일8시간) 기준 : 206만740원).취업현황은 5만3439명(20년)에서 10만97명(24년)으로 약 2배 늘어난 결과를 보였으나 국비는 18억8000만원(20년)에서 53억(24년)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 재정이 지원되고 있었다.지난해 ‘산업 및 직종별 고용 현황’을 살펴보면 청소 및 기타 개인서비스 직이 2만8311명(28.3%)이다. 평균 근속기간은 7.7개월이다. 경호·경비직 2만1963명(21.9%) 6.4개월, 농림어업직 1만4474명(14.5%) 2.3개월 순으로 뒤따랐다. 같은 해 정규직은 1만296명(10.3%)에 불과했으나 계약직·시간제·일용직은 8만6342명(86.2%)인 것으로 나타났다.노인 일자리사업이 양적으론 확대됐으나 질적인 측면에선 문제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라는 지적이다.이주영 의원은 “평균 5개월은 노인 일자리 사업의 본래 목적인 노후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 참여기회 확대를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라며 “1000만 노인 일자리시대에 보충적 소득 보장과 노후 연령의 사회적 역할 및 인식 증진을 위해 단발성 용돈벌이 수준이 아닌 근본적인 사업구조 고도화가 선행돼야 진정 존엄하고 여유로운 노령 인구 보호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일하는 노인 연금 깎기 단계적 폐지은퇴 후에도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들이 여전히 ‘연금 삭감’의 불합리한 제도에 묶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만 13만7000여 명이 소득 활동을 이유로 총 2429억원의 노령연금을 받지 못했다.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소득 활동으로 노령연금이 감액된 인원은 2021년 14만8497명에서 2024년 13만7061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같은 기간 감액액은 2162억원에서 2429억원으로 12.3% 이상 증가했다. 고소득 활동을 하는 노인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감액액의 63% 이상인 1540억원이 월 초과소득 400만원 이상인 최상위 소득 구간에서 발생했다.노령연금 소득감액 제도는 1988년 연금 재정 안정 명분으로 도입됐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근로 의욕을 저해한다”며 제도 완화를 권고한 바 있다.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터에 나선 노인들이 오히려 연금이 깎이는 ‘역설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정부는 국회 보고서를 통해 소득 활동 노인의 연금을 줄이는 현행 제도를 단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2026년부터는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A값·2025년 기준 월 308만원)을 밑도는 소득을 올리는 수급자에게는 감액 규정을 폐지한다. 총소득 약 509만원 미만인 1·2구간 수급자는 연금 삭감 없이 근로소득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다만 전면 폐지가 아닌 단계적 완화를 택한 것은 재정 부담 때문이다. 정부는 1·2구간 폐지에만 향후 5년간 약 5천356억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공무원연금 등 다른 직역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재정 여건과 제도 간 균형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나머지 구간 폐지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며 “고령층의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실질 소득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이번 조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에서 노인의 노동 참여를 늘리고, 은퇴 후 근로 의욕을 유지하는 긍정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노인인권기본법 곧 제정초고령사회에서 더 열악해질 수 있는 노인인권을 지키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지난 9월 30일 국회에서 ‘노인인권기본법’ 입법 청원이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소개로 이뤄졌다. 이 법안은 서울에 사무실을 둔 국제기구인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에서 2021년부터 논의를 시작해 만든 초안을 다듬은 것이다. 입법안을 만든 노인인권기본법제정추진연대는 참여연대를 주축으로 건강수명 5080 국민추진위원회, 노년유니온, 돌봄과 미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한국여성단체연합, 60+기후행동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노인인권기본법안에는 노인이 안전한 삶을 영위할 권리와 돌봄 및 보호를 받을 권리, 연령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 자기결정권 및 권리실현을 보장받을 권리 등을 명시했다. 정부가 노인인권정책위원회를 설치하고 5년마다 노인인권종합계획 수립, 3년마다 노인인권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내용도 담았다.노인인권기본법안에는 노인의 고용촉진·직업안정·고용평등 실현을 위해 정부·지자체가 정책 수립을 하도록 했다.연명의료 등을 포함 의료중단에 관한 노인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정년 연장과 연명의료정책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정책 과제도 포함하고 있다.노인인권기본법안에는 기후위기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지능정보서비스에 접근·활용할 권리를 보장하도록 명시했다.노인 연령 차별을 조장·정당화·강화하는 표현(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조항도 있다.1948년 유엔 총회에서 노인인권선언이 있고 난 뒤 국제사회는 고령화에 대한 대응계획을 준비해왔다. 다만 그 속도는 빠르지 않아서 1991년 유엔노인원칙을 채택, 노인인권에 관한 논의를 구체화했다. 노인의 독립, 참여, 돌봄, 자아실현, 존엄성 등 5개 주제별로 정책 추진 시 국가가 노인인권을 보장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코로나19로 노인인권 침해 사례가 급증한 후 유엔에서는 노인인권협약 제정 논의에도 속도가 붙었다. 국내에서 노인인권기본법이 제정되면 개별 국가로서는 세계에서 첫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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