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얼굴 보자`는 연락이 여느 때보다 많은 연말이다. 개인 약속이든 직장 회식이든 연말연시 모임에는 어디를 가나 술이 빠지지 않는다.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 때문일까,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 때문일까. 절주하겠다던 이들도 무르익은 분위기에 취해 한 잔, 두 잔 기울이다 보면 평소보다 과음을 하기 십상이다.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2024년 알코올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20세 이상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8.44L에 달한다. 1.5L 페트병 기준으로 연간 5.6병 가량을 마시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1회 평균 음주량(소주 기준)은 남성 7잔, 여성 5잔은 이상이고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음주 비율은 13.8%인 것으로 나타났다.과도한 음주는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중에서도 과음은 알코올을 해독하는 간에 무리를 준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알코올 대사 속도가 느려져 혈액 내 알코올 분해 산물이 오래 남게 된다. 알코올 냄새가 오래 지속되는데 이는 간 기능 저하의 신호일 수 있다.문제는 간이 초기에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부르는 이유다. 만약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위험한 상태로 진행된 경우일 수 있어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과음하게 되면 간세포에 중성지방이 많이 쌓이는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는데 이를 무시한 채 계속 과음하면 알코올 간염으로 이어지고, 간경변증까지 생기게 된다. 간경변증이 생기면 피부와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복부 팽만감, 정맥류 출혈 등이 나타난다.`원샷`을 여러 번 하는 등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면 급성 알코올중독의 위험성도 높아진다.지방간이 있으면 젊은 연령에서도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술 발효과정에서 생성된 독소가 장 내막을 손상하는 등 식도, 위, 췌장 등에도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잦은 음주는 눈에도 치명적이다. 눈은 특히 알코올에 가장 취약한 신체 부위 중 하나다. 과음 시 눈의 모세혈관이 팽창해 충혈되면 체내 수분을 감소시켜 각막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게 된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 성분은 안구에 흐르는 혈액 순환을 감소시키고 안구 내 영양소 공급을 원활하지 못하게 해 백내장이나 녹내장, 황반변성과 같은 질환을 일으킨다.질병청에 따르면 적정 음주량(소주 기준)은 1일 4잔 이내, 일주일에 2번 이내, 65세 이하의 남성의 경우 소주 반병, 여성 전체와 65세 이상 남성은 소주 2잔 이하다. 술을 한 잔 마실 때마다 같은 양의 물을 마셔 수분을 함께 보충해 주는 게 좋다. 체내 흡수가 지연되고 알코올 분해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술을 마시기 전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안주는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생선, 해산물 등을 섭취해 주는 것도 과음으로부터 그나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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