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통과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대구지하철 하양 연장사업 예산 책정과 관련해 여당 실세의원을 향한 비난이 쇄도했지만 정작 비난하던 의원들 역시 예산심사 과정에서 지역구 예산과 특별교부금 확보에 몰두하고 이를 홍보해온 것으로 5일 드러났다. 지난 1일 오전 본회의장에서 예결특위 야당간사인 민주당 최재천 의원이 대구지하철 하양 연장사업 쪽지예산 의혹을 제기하자 당시 야당의원들은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예결위 여당간사인 김광림 의원을 지목하며 일제히 비난공세를 폈다. 당시 본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야당의원들은 "도둑놈들도 아니고 사기꾼도 아니고 뭡니까" "순 야바위꾼들 아니야" "박근혜정부 예산 다 보면 사기예요" "국민의 혈세는 김광림 의원을 위한 혈세입니까? 이게 뭡니까, 창피하게" "최경환 원내대표 해명하세요" "총리, 세금으로 도둑질 할 거야" "대구 사람만 사람이냐" 등 발언을 하며 고함을 쳤다.  여당 의원들도 반격에 나섰다. 여당 쪽 의석에서는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 나가리시키려고 저러는 거야" "방귀 뀐 사람들이 정말 성낸다고" 등 고함이 터져나왔다. 이처럼 본회의장에서 쪽지예산 논란을 들러싸고 소란이 일었지만 정작 의원들은 연말연초 지지자들과 취재진에게 발송한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들의 지역구 예산·특별교부금 확보 실적을 자랑했다. 예결특위 예산심사과정에서 특위 위원들에게 남몰래 증액을 요구하는 쪽지예산은 아니지만 의원들의 노골적인 자기 지역구 챙기기가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는 게 전반적인 견해다.  주로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의원들이 실적 홍보에 힘썼다.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준비중인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추진을 위한 올해 예산이 당초 정부안인 120억원에서 326억원으로 증액된 것과 관련 "지난해 12월초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김기현 정책위의장 그리고 예결특위 이군현 위원장과 김광림 간사 및 경기도 예결위 위원들을 직접 만나 대통령 공약의 실천을 위한 예산증액을 요청, 이 중 경기지역 우선 사업으로 GTX사업의 증액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안철수신당의 경기도지사 후보로 꼽히는 무소속 송호창 의원도 "지난해 12월 기재부 이석준 차관을 비롯해 국회 예결위 의원들에게도 인덕원~수원 복선전철사업 예산확보를 요구했다"며 "이번 예산확보로 인덕원~복선전철 사업의 조속한 추진이 기대된다. 앞으로도 지역민들의 불편함 해소에 모든 의정활동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장에 뜻을 둔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도 직접 예결위원으로 활동한 결과를 소개하며 "정부가 미반영했거나 해당 상임위에서 삭감됐던 인천 예산 381억원을 추가로 확보해 인천신항 증심 16m 준설, 인천 개항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등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인천시장 후보로 꼽히는 민주당 문병호 의원 역시 "올해 인천시 국비 확보액이 사상 최초로 2조원을 넘었지만 당초 정부 반영액인 1조9172억원에서 1041억원을 증액하는데 그쳤다"면서 "인천시 재정난 해소를 위해 내년에는 더 많은 국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경북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도 의성고교 다목적 실내체육관 신축 사업에 교육부 특별교부금 17억원을 확보한 사실을 소개하며 "앞으로도 지역 교육환경 개선과 지역 사회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지사 후보로 꼽히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도 특별교부세 확보소식을 알리며 "홍천·횡성군내 만성 민원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지역주민의 숙원사업 해결을 위해 더 많은 특별교부세를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도지사 후보로 꼽히는 민주당 유성엽 의원 역시 지역현안 특별교부세와 특별교부금 확보 소식을 알리며 "안행부 특별교부세 및 특별교부금 확보로 낙후 농촌지역의 도로, 교육기반 시설을 개선해 국가 균형개발을 통한 소외감 해소 및 소득증대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와 예결위 간사와 협의를 통해 실속을 챙기는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대한 비판이 정치권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지난 2일 TBS `퇴근길 이철희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쪽지예산으로 언론에 나는 순간 10선은 보장된다는 말이 돈다"며 "국회의원이 나라의 예산을 심의하면서 본인들의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내세우는 것 자체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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