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4일 연말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두고 공세를 주고받았다. 국민의힘이 김 전 지사의 ‘가석방 불원’에 “무엇이 그리 떳떳한가”라고 유죄 판결을 언급하자 더불어민주당은 ‘황제 복역’ 의혹과 사면시 벌금 면제를 들어 이 전 대통령 사면을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전 지사의 무죄 주장을 겨냥해 “국민 여론을 조작한 중대한 범죄로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받았다. 무엇이 그리 떳떳한가”라며 “여론 조작은 선거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그러면서 “김 전 지사는 남은 5개월의 수감생활과 정치적 재기를 맞바꾸려 하지 말고 먼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들께 용서부터 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김 전 지사와 민주당의 ‘MB 들러리 사면’ 취지 반발에 대해서는 “친문 적자라는 셀프 훈장이 얼마나 크고 대단하기에 스스로를 전직 대통령과 견주며 정치적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안귀령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누가 (김 전 지사를) 사면해달라고 했나.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 채 남의 눈의 티끌을 탓하는 격”이라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께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맞받았다.
안 상근부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은 ‘황제 복역’을 하다가 건강을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받았지만 단 이틀 입원하고는 자택에서 지내고 있다. 그런데 사면복권을 해주고 납부하지 않은 82억 원에 달하는 벌금도 면제해주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이어 “15년 형기가 남은 이 전 대통령의 편안한 노후를 위해 5개월 형기가 남은 김 전 지사에 대한 복권 없는 사면을 끼워 넣고 생색을 내겠다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꼼수에 불과한 이 전 대통령 사면은 민심을 가르고 대한민국을 쪼개는 ‘국민분열’ 사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6시간 20분 동안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었다. 사면심사위는 이 전 대통령, 김 전 지사와 함께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전병헌 전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정치인 다수를 사면 대상에 포함하는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공모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김 전 지사는 내년 5월 출소를 앞두고 있다. 사면심사위는 김 전 지사를 사면하되 복권은 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이 경우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 전 대통령은 사면·복권 대상자에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고 만기 출소 시점은 95세가 되는 2036년이다. 현재는 건강상 이유의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