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논란으로 정상 운영이 지연됐던 대구 남구의 ‘앞산 해넘이 캠핑장’이 최근 ‘앞산 숲속 책 쉼터’로 명칭을 바꾸고 휴양시설 형태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개장 한 달이 지난 지금 장서 구성의 편중, 인력 구조의 한계, 에너지 사용 방식 등에서 문제점이 잇따라 확인되며 “논란의 본질이 해결되지 않은 채 간판만 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앞산 해넘이 캠핑장’은 조성 과정과 운영 타당성, 예산 집행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장기간 정상 개장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남구는 시설 성격을 ‘책 쉼터’로 전환해 휴양·문화 공간으로 재개장했지만, 현장 취재 결과 운영의 내실을 담보하기에는 여전히 구조적 한계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 결과, ‘앞산 숲속 책 쉼터’는 개장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비치 도서는 약 6천권 규모다. 장서 구성은 주민들의 기부로 받은 책으로, 청소년·청년·중장년·어르신 등 다양한 이용층을 고려한 인문·교양·자기 계발·지역자료·예술·자연·여행 분야 도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책 쉼터’라는 명칭에 걸맞은 다양성과 균형이 아직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평가다.운영 인력 역시 충분하지 않다. 상주 인력은 남구청 직원 1명을 포함해 사무보조 1명, 청소 인력 2명 등 총 4명 규모로 파악됐다. 일부 인력은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서 관리와 이용 안내, 시설·안전 점검까지 담당해야 하는 공공시설 특성상 “인력 구조와 처우가 취약하면 운영 품질 저하와 안전관리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설 안전과 장애인 편의 문제도 여전하다. 현장에는 경사로 구간이 설치돼 있으나,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활동지원사가 휠체어를 붙잡아야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구조다. 실제 경사 각도는 10도를 넘어 법적 기준(3.18도)의 세 배를 웃돈다. 또한 시각장애인이 화장실을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시설물 구조로 되어있다.
앞서 남구청은 2025년 7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 이른바 ‘배리어 프리 인증’ 심의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받았지만, 보완 없이 시설을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재시공 또는 보완이 필요하다.
또, 큰 논란은 에너지 사용 방식이다. 취재 결과, 16개 동 전체에 설치된 전기패널 난방이 개장 시간부터 마감 시간까지 상시 가동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패널 난방은 장시간 운전 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구조로, 공공시설에서는 통상 구역별 선택 가동, 적정 온도 기준 설정, 이용률 연동 운전 등 절감 대책이 요구된다. 여기에 여름철에도 냉난방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라는 설명이 더해지며, 향후 운영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같은 지적은 ‘해넘이 캠핑장’ 시절부터 이어진 시설 기준 미달, 운영 타당성 부족, 예산 효율성 논란과 맞닿아 있다. 시설의 용도와 간판이 바뀌었더라도 운영 방식과 비용 관리가 개선되지 않으면 논란은 형태만 달리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시설의 외형적 전환이 아니라, 운영의 내실과 관리·감독 체계, 시민 이용 만족도를 높이는 데 있다는 지적이다.이에 대해 대구 남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운영이 잘 되고 있다면 전기 사용량과 월별 운영비, 냉난방 기준, 장서 확충 계획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며 구청의 책임 있는 관리·감독과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공공 예산이 투입되는 시설인 만큼, ‘앞산 숲속 책 쉼터’가 시민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장서 구성 다변화 및 수요 조사 △인력·업무 체계 재정비 △전기난방 상시 가동 중단 및 절감 기준 마련 △운영비·전기요금·성과지표의 정기적 공개 △장애인 편의시설 재정비 개선 등 구체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