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회사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된 후 채용이 줄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월 2∼8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천명을 온라인 설문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조사에 따르면 직장에 업무용 챗봇, 생성형 AI 등 AI 기술을 공식적으로 도입했거나 도입 중이라고 답변한 직장인은 전체의 47.1%(471명)였다. 도입 후 채용이 줄었는지 묻자 과반인 52.4%(524명)가 `그렇다`고 답했다.AI 기술이 도입됐다고 답한 471명에게 직장이 인력 감축이나 구조조정을 진행하거나 그럴 계획이 있는지 질문하자 23.8%의 응답자가 긍정했다. 긍정 답변은 300인 이상 기업에 다니고 소득이 월 150만원 미만인 비정규직 집단에서 특히 높았다.그러나 업무량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답이 많았다. 471명 중 과반(54.1%)이 업무량에 영향이 없다고 답변했고 오히려 늘었다는 답변도 26.7%에 달했다.직장갑질119는 "AI 도입으로 콜센터, 고객상담 등 대규모 사업장에 속하면서도 저임금,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AI로 확보된 여유를 추가 업무 수행으로 전환하는 등 AI가 오히려 노동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정책적 대응의 한계도 언급했다. 직장갑질119는 “정부가 AI 기본소득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기술 변화의 결과를 사후적으로 보전하는 접근에 가깝다”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기술 도입 이후 노동과 일자리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AI 정책 설계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면, 기술 발전이 오히려 노동 불안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문가들 역시 AI 확산이 단순한 일자리 감소를 넘어 노동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숙련·고임금 직군은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반면, 저숙련·비정규직 노동자는 대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고용 불안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결국 AI 시대의 핵심 과제는 기술 도입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해 재편되는 노동 환경을 어떻게 관리하고 공정하게 분배할 것인지에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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