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을 이립(而立)이라 한다. 공자(孔子)가 한 말이다. 논어 위정편에서 공자는 사람의 나이 30세를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 했다. 이립(而立)의 해설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나는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나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를 좋아한다. 단순히 사회적 성공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학문의 기준이 확고히 서는 시기다.   다시말하면 삼십이립은 서른살이 되어 흔들리지 않는 뜻을 세운다는 뜻이다.대구광역일보가 서른살이 됐다. 세월 참 빠르다.   눈 한번 깜박이면 계절이 바뀌고, 다시한번 깜박이면 해가 넘어가듯 그렇게 서른번의 봄이 지나갔다.최승자 시인의 시 삼십 세에는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은 온다" 라고 했다. 김종길 시인은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라고 표현했다.어디 이 뿐인가. 가수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에 나오는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라고 노래했다.그렇다. 서른이 되면 세상 이치를 깨닫게 되는 시기다.   그러나 가끔은 현실과 이상이 하나가 되지 못하기에 방황하고 흔들리기도 한다. 그만큼 서른은 견뎌내야 할 것들이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시기다.대구광역일보도 그러한 세월을 보냈다. 서른살의 나이를 말이다. 1996년 `최고가 이야기하는 최고의 신문‘을 내세우며 창간한 대구광역일보는 30년의 역사는 모진 풍파를 겪어온 시간과 같다.이제 다시한번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 한다.대구경북인이 사랑하는 지역대표 언론의 역사적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Beyond 30, Beyond Local(30년을 넘어, 지역을 넘어)’이다. 대구광역일보는 지난 30년 동안 언론창달이라는 사명감에 혼신의 힘을 쏟아 왔다. 임직원들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특별한 지역언론이 되겠다는 각오다.대구경북인들과 함께 누구보다 가까이 하는 현장 중심의 지역밀착 콘텐츠 강점을 살리면서 이슈를 이끌어 나간다.도전과 혁신으로 대전환을 약속한다.   본지는 30년 전 첫 신문 발행을 시작으로 5793호를 내는 동안 오로지 지역만 바라보고 시대정신을 담기 위한 시간으로 달려왔다. 다시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이 시대 지방신문이 지녀야 할 시대정신과 기자정신이 듬뿍 배어나는 지면을 제작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억강부약(抑强扶弱) 정신을 다시한번 되새긴다. 이말은 ‘강한 자를 억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는 뜻의 한자성어다. 힘이 한 곳으로 쏠리면 반드시 갈등과 분열, 대립과 이기, 비리와 부패가 생겨난다. 때문에 대구광역일보는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면서 약하고 모자란 것은 북돋우고 지나친 것은 제어해 균형을 맞추려한다.대구광역일보는 잡초처럼 질긴 생명을 가지고있다.열악한 시장여건 속에서 임직원들과 기자들은 꿋꿋하게 버티어 왔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가 이 시대의 명제는 대구광역일보에게 있어 사치와도 같다. 왜냐하면 지방정부는 이미 중앙이라는 예속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살림살이가 가난한 탓에 나랏돈을 쓸 수밖에 없는게 이유다.지난 30년을 되돌아본다.처음 그마음 처럼 변하지 않는 뜨거운 열정으로 신문을 제작하려한다.말 그대로 初心(초심)으로 돌아가련다. 초심이란 童心(동심)과도 같다. 피카소는 동심을 가꾸는데 40년이 걸렸다.   그래서 초심처럼 좋은 것이 없다.앞으로도 두려운 마음으로 출발선에 섰던 그 ‘초심’과 오늘 30돌을 맞는 지방신문을 성공신화를 꿈꾸는 ‘기개’를 잃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변함없는 질정(叱正=잘못된 점을 꾸짖어 바로잡음)이다. 대구광역일보는 왜곡이 난무하고 아부에 극치를 달리는 세태를 딛고 `강류석부전(江流石不轉·강물은 흘러가도 강바닥의 돌은 굴러가지 않는다)`의 자세로 정론직필한다. 한 줄의 글로 삶의 희망을 주고 독자에게 심금 울리는 그런 신문이 되려한다. 결연한 의지로 다시 펜을 잡는다.김성용 본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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