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수 33번 터져 환호 / 野 연설후 아예기립거부 / 민주, 朴 입장때만 기립 일부는 아예 불참, 퇴장 / 통진, 마스크 침묵 시위 청와대는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 내용을 놓고 민주당이 "말은 많았지만 정답은 없었다"고 혹평한데 대해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무대응` 기조를 이어갔다. ▣박대통령 시정연설 야당 혹평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정연설에 대한 야당의 반응을 어떻게 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야당의 논평에 대해선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태도는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기본적으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그에 따른 향후 정책방향을 설명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그 외의 `정치적 의미`를 담은 평가에 대해선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국가정보원 등의 지난해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한 야당의 입장 표명 요구에 대해선 박 대통령이 이미 관련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기 때문에 구태여 관련 언급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속내도 읽힌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시정연설에서 국정원 관련 문제로 인한 여야 간 대치 정국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해 "대선을 치른 지 1년이 돼가고 있는 지금까지도 대립과 갈등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앞에 진상을 명확하게 밝히고,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는 대로 책임을 물을 일이 있다면 반드시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여야 정치권을 향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주요 입법 현안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이젠 대립과 갈등을 끝내고 정부의 의지와 사법부의 판단을 믿고 기다려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최근 야당이 제기하는 여러 문제들을 포함해 무엇이든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 합의점을 찾아준다면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여야 합의 존중` 발언이 민주당이 요구한 국회 차원의 국정원 개혁 특위 설치나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특검) 도입 문제에 관한 답변으로 해석되는데 대해선 "특별히 어떤 사안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그동안 여야 간 논의를 거쳐 국회에서 추진되는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할 일과 국회가 할 일은 따로 있다"는 이유로 `불개입` 입장을 천명해왔던 만큼,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민주당의 `양특`(특위 설치 및 특검 도입) 요구와 관련해 여당인 새누리당에 `지침`을 준 것처럼 해석되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민주당의 `양특` 요구 가운데, 국정원 개혁 특위 설치는 수용하되, 대선개입 특검 도입에 대해선 반대키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청와대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박 대통령의 연설 가운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는 대목을 놓고 정부 입법으로 관련 법안이 제출된 사실이 없음을 들어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데 대해선 "과민반응이 아닌가 싶다"고 일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정 간 협의를 거쳐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의 대표발의로 해당 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며 "대선공약 실현을 위해 내년부터 바로 법을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입법이 아닌 의원입법으로 추진하는 건데 이걸 거짓말이라고 하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 1분에 한번꼴 박수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하는 도중에도 여야의 반응은 극명히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연설동안에만 33차례의 박수를 1분에 1번꼴씩 보내며 박 대통령에 적극적 호응을 보냈다.  반면 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만 기립하는 최소한의 예우에 그쳤다.  그러나 민주당 우원식 양승조 최고위원, 정세균 이인영 이석현 의원 등은 대통령 입장 시에도 기립하지 않았다. 신경민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성주 남윤인순 진성준 박홍근 배재정 김기식 의원 등 25여명은 본회의장에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연설동안 단 한차례의 박수를 보내지 않았고, 대통령 퇴장 때에도 기립하지 않았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시정연설 도중 "내용이 너무 실망스럽다. 유럽순방을 창조경제 구체화와 연결시키는 발언은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가방을 싸서 본회의장을 퇴장하기도 했다.  같은당 백군기 의원도 시정연설을 듣다 자리를 떴다.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정부의 통진당 해산심판 청구와 관련해 이날 본회의장에서 침묵으로 항의했다. 오병윤 통진당 원내대표, 김선동 김미희 김재연 통진당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민주`라는 검은 글자가 새겨진 흰 마스크를 쓴 채 착석했다. 통진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한 후 이 마스크를 쓰고 `정당해산 철회`라는 소형 현수막을 3분여간 들고 침묵 시위를 했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내 통진당 의원들은 마스크를 벗지 않았고, 김선동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올 때마다 `정당해산 철회` 현수막을 들어보였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연설동안 33번 박수를 보내는 동안, 일부에는 동조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안 의원은 박 대통령이 "매년 정기국회 때 마다 직접 시정연설을 하며 국회의원 여러분의 협조를 구하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한 정도에만 환영하듯 박수를 보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시정연설 동안 동료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다른 곳을 바라보는 등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다.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박 대통령의 연설 중 긴밀하게 대화를 주고 받았다. 김 대표는 이어 10시22분께 본회의장을 나갔다가 25분께 김관영 수석대변인과 재입장했다. 박 대통령은 10시2분부터 33분까지 30여분 간 연설을 했다. 연설을 마친 박 대통령은 연단 뒷편에 있는 강창희 국회의장과 악수를 나눈 뒤 의원석 맨 앞줄에 앉은 김윤덕 민주당 의원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자리에 앉은 채로 박 대통령과 악수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장우, 이상일, 민병주 등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에게도 악수를 건넸다. 박 대통령이 퇴장할 때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가장 먼저 기립해 박수를 보냈고, 이어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도 일어나 박 대통령을 배웅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듯 퇴장하는 길에 서있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악수를 했다. 그러나 민주당, 통진당 등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 퇴장 시에도 기립하지 않았다.  김재연 김미희 통진당 의원은 시정연설이 끝나고 다른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는 중에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침통하다는 듯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다만 여야 의원들 중 일부는 자당 대다수 의원들과는 다르게 `돌출행동`을 해 이목을 끌었다. 조경태 민주당 의원이 대통령 퇴장 시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박 대통령 퇴장 때 기립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시정연설이 끝난 후에는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합의하면 (대통령이) 받겠다는 것인데 여야가 합의를 못하도록 하지 않겠느냐"며 "(대통령에게)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냉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박 대통령이 국회 본청을 빠져나가 차량에 탑승할 때까지 박 대통령을 근접거리에서 보좌했다. 이 와중에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강기정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과 청와대 경호직원 및 경호실 파견 경찰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본회의장에서의 여야 행동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 시정연설 후 여야 반응도 극명히 엇갈렸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시정연설 직후 국회 브리핑에서 "진정성 있는 설명과 소통을 강조하는 간절함이 배어있는 시정연설이었다"며 "그동안 야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주장에 충분한 답이 됐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반면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말은 많았지만 정답은 없었다"며 "엄중한 시국에 대한 안일환 상황인식을 그대로 드러내 실망스럽다"고 혹평했다. 민주당은 시정연설 직후 국회 본청 앞에서 `민주주의 파괴, 민생 파탄, 약속파기` 규탄대회에 즉각 돌입했다. 통진당 의원 일동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지독한 `불통시대`를 확인한 것에 그쳤다"며 "동문서답도 이런 동문서답이 없다. 허탈한 심경 뿐"이라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은 "30여분 간 요란한 빈수레를 지켜보고 알맹이 없는 동어반복만 들어야 했다"며 "국가수반에 대한 최대의 예우를 갖추고, 꼬일대로 꼬인 정국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있는 답변을 듣고자 했던 국회와 국민이 망연자실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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