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2014년도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법정처리기한인 2일을 기점으로 단독 처리 방침을 밝힌 가운데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일방통행식 의사진행과 예산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자체적인 예산안 심사에 착수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정부의 2014년도 예산안에 대해 `반민생의 극치`로 규정하고 "셀프준예산의 공갈협박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야당을 압박할 생각은 하지 말라"고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전 원내대표는 "의사일정 중단은 불통정권의 반민주 반민생 불통의 폭주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저희들의 브레이크이고 필사적인 노력의 일환인 것"이라며 "의사일정은 중단됐지만 민생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준예산 편성에 선을 그은 뒤 "민생의 핵심인 예산안은 의회주의에 따라 여야가 합의 처리해야 되고 우린 그럴 준비가 돼 있다"며 "예산안에 대한 합의상정 없는 날치기 단독상정은 또 다른 국민에 대한 겁박이다. 당장 이런 언동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국회 예산정책처와 각 상임위의 전문위원, 민주당 전문위원, 의원실 차원의 잇따른 예산안 검토보고서 제출을 언급하면서 "(이미 나온 보고서를) 최종으로 종합해서 정치적 판단과 결단을 내리는 게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라며 "(예산안 심의에) 손놓고 있다는 비난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년도 예산이 357조7000억원이다. 국회에서 손보는 부분은 2조5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3조원 내외"라며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수정 정도가 가장 낮은 국가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예결위원들은 이번 예산안에 대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국제적 기준과는 동떨어진 3.9%로 상정한 점을 지적하며 세수감소를 우려하는 한편, 지방재정 건전성 문제, 지방 불균형 심화 등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호중 의원은 "비현실적인 예산안을 내놓고 국회 심의도 받지 않고 여당이 단독 처리하겠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의장이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을 날치기 처리했고, 여당은 예결위를 단독 운영하고 있다. 날치기 기도의 음모가 진행되는 것 아닌가 우려한다"고 예결위 단독 운영 중지를 촉구했다.
윤관석 의원은 "박근혜정부의 예산안은 약속도 없고 미래도 없고 다음 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넘기는 예산"이라며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단독 심사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고 불신만 자초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홍의락 의원도 지하경제 양성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공인과 관련, "지금 어려운 것은 거의 생각하지 않고 내일 아침 해가 떠오르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산"이라며 "오늘 밤을 견디지 못하고 내일의 따뜻한 태양을 볼 수 없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묵과한 독선적, 모순적 예산"이라고 비난했다.
박수현 의원은 "새누리당이 통과시키자고 하는 예산안은 사실은 농민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거나 지방과 서민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하다"며 "빈 가방 들고 학교 간다고 공부 잘하는 것은 아니다. 책가방 들고 학교 간 것 갖고 생색내기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31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예결위원 토론회를 진행한 뒤 내달 1일부터 정책의총을 비롯해 상임위별 토론회를 자체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