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상점들이 마약 관련 단어가 들어간 상호와 광고를 사용하고 있지만 지자체의 계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대구시에 따르면 상호나 광고에 마약 관련 단어를 쓰는 것을 금지하거나 계도할 수 있는 시 조례는 없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등 상위 법령에 명확한 규제 내용이 없어 단속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점은 간판, 건물 외벽, 광고물 등에 마약이라는 단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 마약 떡볶이, 마약 빵, 마약 양꼬치 등 이름도 다양하다. 최근 문을 닫은 중구 동성로 인근 한 식당은 ‘물뽕 돈가스’라는 메뉴를 내놓기도 했다. 물뽕은 향정신성 의약품인 GHB(감마하이드록시낙산)를 뜻하는 은어다.대구에 사는 대학생 김모(26·여)씨는 “너무 맛있어 중독성이 있다는 의미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처음에는 신선하게 느껴졌다”면서도 “클럽 버닝썬 관련 사건을 보면 우리나라도 마약 청정국가가 아닌 것 같은데, 계속 무분별하게 써도 되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는 지난달 광고물 등에 ‘마약 떡볶이’ ‘마약 김밥’ 등 표현을 쓰지 않도록 시장이 영업자에게 권고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한 ‘국어 사용 조례’ 일부개정조례를 공포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상위 법령에 광고물이나 간판 등에 마약과 관련된 단어를 쓰는 것에 대해 금지 규정이 없다”면서 “시 차원의 조례도 없어 계도 활동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향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 본부장은 “음식, 생활용품 상호나 광고에서 마약 관련 단어가 친숙하게 사용되고 있다”면서 “이는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낮추고 ‘특별하고 남들이 잘 접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