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금요일 오후 11시30분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골목. 어김없이 이번 주말에도 2~30대 젊은 세대들이 대구 동성로의 클럽 골목을 가득히 채우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흥겨운 음악과 술로 한 주의 스트레스를 날렸다. 흡연을 이유로 일명 턱스크를 한 시민들이나 마스크를 아예 착용하지 않은 몇몇 시민 등 모두가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참으로 평화로운 주말 풍경이었을 것이다.대구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 9개월이 지났다. 300여일이 돼 가지만 시민들의 일상은 마스크 속 입 안처럼 여전히 숨이 막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심리적인 피로감과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상반기에 코로나19가 크게 휩쓸었던 대구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오히려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을 그대로 마주하면 낯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구시는 이날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실시했다. 감염병예방법을 근거로 위반 시에는 최대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한다. 시설 관리자와 운영자도 방역지침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으면 행정명령에 따른 관리의무 미준수로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내야 한다.앞서 8월23일부터 계도 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과태료 부과 등 단속에 들어갔다. 시행 첫 날 단속 주체인 행정당국과 단속 대상인 시민들은 이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 혼란스러움을 호소했다. 평소와 다를 바 없지만 `의무화`라는 표현에 반감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여럿 있었다. 주말 동성로 골목 곳곳에도 음식점 안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클럽 안에서도 마스크를 쓴 채 춤을 추고 있었다. 취기가 올라도 마스크를 써달라는 직원들의 지시에 대부분은 따른다고 했다. 니트로 장갑을 낀 채 대화를 위해 문을 나선 클럽 매니저 A씨는 "(클럽)안에서는 최대한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한다. 휴대전화로 문자를 찍어 보여주거나 마스크를 쓰고 주문해달라는 몸짓으로 대신하기도 한다"면서도 "새벽 시간대 주취자들 일부는 통제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날 동성로를 찾은 젊은 세대 대부분은 얇은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오가는 사람이 많아 거리두기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회용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입만 겨우 가리고 있는 경우도 자주 목격됐다. 골목에서 만난 시민 B(여·22)씨는 "숨쉬기도 훨씬 편해 보건용 마스크보다는 (일회용)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마스크 의무화는 아직 듣지 못했다. 평소에도 잘 쓰는 편이라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과태료를 내야 한다는 게 좀...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설 운영자와 관리자들은 한창 흥이 오른 손님들을 향한 마스크 착용 `안내`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인근 주점에서 일하는 직원 C(33)씨는 "입장할 때 대부분의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을 잘 지키는 편이지만 음식 먹을 때 외에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써야한다고 들었다. 한창 이야기 중인데 (손님들에게)매번 안내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난감해했다.식당을 운영하는 D(40)씨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적으로 어렵다보니 방역수칙을 안내할 아르바이트생을 별도로 고용할 여력도 없다. QR코드 안내도 해야하고 체온도 측정해야 하려면 인원이 필요한데... 한계가 있다. 손님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면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지침이 구체화되지 않아 단속에 나선 행정당국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시행 첫 날 단속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세분화에 따른 수칙 안내 지도·점검이었다. 면적 150㎡ 이상 시설로 허가·신고된 식당이나 카페 등이 관리시설에 포함되면서 지도·점검 대상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구 중구 경우 1400여곳이 해당된다. 출입자 명부 관리를 해야하며 이용자들에게도 마스크 착용 의무에 대해 안내해야 한다. 이용자들도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거나 식사 후, 대화 시에는 음식점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중구청 위생과 관계자는 "직원 15명이서 1400여개 업소를 관리해야 한다. 리스트를 보며 거의 매일같이 밤늦도록 다니며 지도·점검하고 있다"면서 "단속이 우선이 아니라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감염병예방법을 개정해 지난 8월12일부터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침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중점·일반관리시설 23종과 대중교통, 집회·시위장, 의료기관·약국, 요양시설과 주·야간 보호시설, 종교시설 등이다. 특히 고위험시설인 콜센터, 유통물류센터, 실내 스포츠 경기장, 500인 이상이 참석하는 모임이나 행사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