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영구폐지하려던 벚꽃마라톤을 코로나19 종료 후에 재검토하겠다며 25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 벚꽃마라톤을 준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향후 상황이 해소되면 한국관광공사, 요미우리신문 서부본사, 체육단체 등과 협의해 더욱 알찬 대회가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앞서 경주시는 지난 17일 대회를 주관하는 경주시체육회에 교통혼잡 등을 이유로 내년부터 행사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행사 당일 보문단지를 비롯해 도심 전역에 교통이 통제돼 시민들의 민원이 쏟아지고, 코오롱 구간 마라톤과 동아마라톤이 중복돼 재정이 낭비되며 코로나 완화도 불투명하다고 판단했다.또 공동 주최자인 한국관광공사가 2019년 10월에 불참 의사를 표시했고, 일본 요미우리신문 서부본사도 지난 6월 28일 코로나와 한·일 관계 등을 이유로 불참의사를 전달했다는 이유다. 사실상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해외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2016년과 2019년의 선수 사망사고, 2017년부터 개최된 벚꽃축제, 설문조사 등도 폐지의 또 다른 이유다.이 같은 소식에 지역 체육계와 숙박업소를 비롯한 관광업계 등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이종석 경주시 육상연맹 회장은 “지방에서 1만명이 넘는 마라톤대회는 흔치 않고 다른 지자체는 유치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생활체육을 통한 시민건강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고 폐지를 결정한 경주시가 의아할 따름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시민들은 “교통혼잡은 매년 제기됐던 문제이고 행사가 30년 정도 거듭되면서 하루쯤은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다”며 “벚꽃마라톤은 관광객 유치에 많은 도움이 됐고 사실상 시민들도 가장 많이 참여하는 행사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경주 벚꽃마라톤은 1992년 한국관광공사(경주개발관광공사)가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시작됐다.이후 1993년부터 경주시가 공동 주최하다, 2000년부터는 직접 열고 있다. 행사비용은 3억 원 정도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서부본사와 협력해 초기에는 1500여 명의 일본인이 참가하는 등 한·일 양국 문화·스포츠 교류의 장이 됐다.또 해를 거듭하며 해외 유명 선수와 전국의 마라토너, 경주시민, 관광객 등 평균 1만4000여 명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로 위상이 높아졌다.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일본인 참가자가 400여 명 안팎으로 줄었고, 경주시와 경북문화관광공사 등은 중국, 대만, 동남아권 국가 등을 대상으로 선수 유치 활동을 펼쳤다.벚꽃이 만개하는 3월 말~4월 초에 대회가 열려 선수들은 벚꽃길을 달리며 경주의 봄을 만끽하는 기회가 됐고,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 주최한 지난 4월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선착순 3000명이 비대면으로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