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했다.
지난 13일 단행된 검찰 고위직 인사를 놓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김건희 여사 방탄용’이라고 비판하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그건 방탄이 아니라 상남자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전날 서울중앙지검장과 차장검사들, 대검찰청 참모들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의 수사를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는 이창수(사법연수원 30기) 전주지검장이 보임됐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전주지검장이 임명된 것을 두고 “성남FC 사건을 진두지휘한, 최일선에서 야당 탄압의 선봉에 섰던 친윤 라인”이라며 “검찰을 더 세게 틀어쥐고 김건희 여사 방탄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이라고 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영부인에 대한 수사를 원천봉쇄하려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인사”라고 했다.
홍준표 시장이 페이스북에 반말로 글을 썼다.
이 글에서 홍 시장은 “자기 여자 하나 보호 못 하는 사람이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겠나”라며 “너라면 범법 여부가 수사 중이고 불명한데 자기 여자를 제 자리 유지하겠다고 하이에나 떼들에게 내던져 주겠나”라고 했다.
홍 시장은 글에서 ‘너’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1시간여만에 ‘당신’으로 고쳐졌고, 다른 반말 표현도 모두 경어체로 수정됐다.
글에서 홍 시장은 “비난을 듣더라도 사내답게 처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구는 대통령 전용기까지 내줘 가며 `나 홀로 인도 타지마할 관광`까지 시켜 주는 바람에 수십억 국고를 낭비했지만 멀쩡하게 잘살고 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조준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시절 장인의 좌익 경력이 문제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 했는지 한번 보라"며 "그건 방탄이 아니라 최소한 상남자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이 사안에 잇달아 발언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지금 수사가 시작됐는데 누가 온다고, 검사장이 바뀐다 해가지고 수사가 중단되겠나. 왜곡되겠나”라며 “이게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홍석준 의원은 “검찰총장은 임기가 2년 동안 보장이 되는 것이고 검찰총장 이하 검찰의 인사는 수시로 있어 왔는데 오히려 지금 윤석열 대통령 들어와서 사실은 그동안 대규모 검찰 인사는 거의 하지 않아서 오히려 지금 검찰 인사 시기가 좀 지났다고도 볼 수 있다”고 했다.
▣민주, 홍준표 언어도단…왜곡된 자기정치"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윤석열 대통령을 `상남자`라고 옹호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국민의 분노를 읽어내지 못한 왜곡된 자기 정치를 한다"며 "미래의 대권 후보는 윤심, 김심이 아닌 민심이 키워낸다"고 직격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삼김시대에도 없던 권력의 사유화가 `윤석열 상남자`, `김건희 일김시대`에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도마 위에 오른 건 홍 시장의 발언이다. 홍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검찰 고위직 인사를 향한 야권의 `김건희 여사 방탄용` 비판을 두고 "방탄이 아니라 최소한 상남자의 도리"라고 반박했다.
홍 시장은 "당신이라면 범법 여부가 수사 중이고 불명한데 자기 여자를 제자리 유지하겠다고 하이에나 떼들에게 내던져 주겠나"라며 "역지사지해 보라"고 쏘아붙였다.
강 원내대변인은 "국민적 공분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홍 시장은 `자기 여자 하나 보호 못 하는 사람이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겠나`라는 어불성설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고 꼬집었다.
강 원내대변인은 "홍 시장의 언어도단은 국민의 분노를 읽어내지 못한 왜곡된 자기 정치에 불과하다"며 "대통령이 자기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수사와 인사까지 개입하고 있다는 국민적 의혹을 확인시켜 분노를 키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 시장의 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진 대통령에게 적절치 않다"며 "대통령이 법 앞의 평등을 외면하고 아내를 방탄하는 ‘조선의 사랑꾼’이 되는 건 권력의 사유화에 불과하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강 원내대변인은 "아내 지키기, 자기 여자 지키기에만 골몰하는 대통령은 상남자는 커녕 ‘하남자’, ‘하수인’"이라며 "윤심, 아니 김심에 눈도장이라도 찍으려다 민심에 찍힌다"고 경고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아내의 범죄 의혹을 감추느라 급급하는 대통령, 그런 대통령을 상남자라 치켜세우는 여당은 오직 특검만이 답임을 알려준다"고도 했다.
이어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관철해 윤 대통령이 무너뜨리고 사유화한 법과 정의를 바로 세워 국민들께 되돌려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 "국민이 하이에나 떼란 거냐"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5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김건희 여사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교체한 검찰 고위급 인사를 두둔한 데 대해 "국민들이 하이에나 떼들이라는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한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번 표현은 도저히 제 상식으로 이해가 안 된다. 워딩 하나하나가 부적절하다"며 "하이에나 떼들이면 그러면 야당입니까 아니면 김건희 여사의 수사가 필요하다, 특검이 필요하다는 대다수 국민들이 하이에나 떼입니까"라고 반문했다.
홍 시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기 여자 하나 보호 못 하는 사람이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겠나? 너라면 범법 여부가 수사 중이고 불명한데 자기 여자를 제 자리 유지하겠다고 하이에나 떼들에게 내던져주겠나?"라며 "그건 방탄이 아니라 최소한의 상남자의 도리"라고 썼다. 검찰 인사에서 김 여사 사건 담당 지휘부가 전원 교체된 직후 나온 발언이다.
한 대변인은 "검찰에서 이번에는 김건희 여사 수사를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이번 검찰 인사는) 그걸 놓고 못 하게 막겠다는 것 아닌가 이런 추정이 모든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선 직후 대통령과 4시간 정도 같이 식사하셨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그 이후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도 다소 듣기 거북할 정도로 공격을 해대고 있다"며 "공직자로서 마인드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번 인사에 대해 7초의 침묵으로 답을 대신한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자괴감을 느꼈을 것 같다"며 "표현은 않겠지만 제가 볼 때는 배신감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한 대변인은 "김 여사에 대한 명품백 수수의혹 수사를 철저히 하라 이런 지시가 나오고 소환조사 얘기가 나오니까 교체했다"며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거나 본인들과 뜻이 다르게 수사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마저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여사 방탄을 위해 친윤 검사 수족도 자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