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6일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를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아픈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이 사고로 47명이 숨지고 112명이 부상을 입는 등 총 15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수사결과는 우리를 더욱 분노케 했는데 해당 병원이 비의료인이 의사 명의를 빌려 운영하던 이른바 ‘사무장병원’이었으며 수익에만 매몰된 운영진이 환자 안전을 위한 소방 관리를 철저히 외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돈벌이에 몰두하는 명백한 불법 기관이다. 이들은 과잉 진료와 질 낮은 의료서비스로 의료생태계를 교란할 뿐만 아니라, 국민이 성실히 납부한 건강보험재정을 위협하고 있다. 2025년 11월 기준 불법 개설 기관이 편취한 부당 금액은 약 2조 8,849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평균 11개월에 달하는 수사 기간 동안 운영자들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재산을 은닉하면서 실제 징수율은 8.84%라는 참담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한 핵심 열쇠는 공단에‘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을 부여하는 것이다. 공단에 특사경이 도입되면 단순한 단속 강화를 넘어 수사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첫째, 불법 개설 사건에만 수사 역량을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일반 경찰은 강력 범죄 등 민생 치안업무가 산적해 있어 입증이 까다로운 의료법 위반 사건에 우선순위를 두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반면 공단 특사경은 사무장병원 근절이라는 단일 목적에 수사력을 집중하므로 보다 치밀하고 빈틈없는 수사가 가능하다.둘째, 보건의료 전문성을 기반으로 수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공단은 이미 방대한 빅데이터와 고도화된 불법개설 의심기관 분석시스템을 운용중이다. 이러한 전문 지식에 수사권이라는 실행력이 더해지면 현재 11개월이 소요되는 수사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혁신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셋째, 재정 누수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수사 기관이 단축되면 범죄자들이 재산을 빼돌릴 시간을 주지 않고 ‘몰수‧추징‧보전’을 적극 추진할 수 있다. 이는 부당 이득을 범죄 수익으로 동결하여 은닉을 막는 강력한 조치가 될 것이며 확보된 재산을 신속히 회수할 수 있다. 특사경 도입은 단순히 공단의 권한을 넓히는 문제가 아니다. 불법 의료기관의 신규 진입을 억제하여 의료 질서를 바로 잡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길이다. 또한 신속한 수사 착수 및 종결로 채권을 조기 확보하여, 재산은닉 및 사해행위 최소화로 연간 약 2,000억 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누수 직접 차단이 가능하다. 이렇게 불법개설기관으로부터 지킨 재원은 간병비 등 급여범위 확대, 필수의료 강화 및 국민의 보험료 부담 경감 등에 활용되어 우리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 제고에 힘을 보탤 것이다. 입법 절차가 지연될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이제 국회와 관계기관은 이해관계를 넘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건강동반자로서 국민의 안전과 건강보험의 미래를 위해‘특사경 도입’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달성고령지사 강선이 과장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