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풍력발전단지가 처참하게 무너졌다.동해안 영덕의 대형 풍력발전기 기둥이 넘어져 도로를 덮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한 탓이다.이 사고로 풍력발전기가 총체적 문제점을 드러냈다.설계수명 초과 설비 운영에 따른 법적 강제 교체 규정 부재다.안전진단 신뢰성 부족은 실제 위험 요소 반영이 미흡했다.해안가 위치 특성 고려도 부족했다.사고 발생 시 사회적 파급 효과는 너무 크다.결국 영덕 풍력발전기의 가장 큰 문제는 노후화된 설비를 계속 운영하면서 안전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주민 안전을 사실상 외면한 셈이다.풍력발전단지는 1997년 큰 산불이 나 민둥산이 되어버렸던 곳이다. 나무조차 남지 않은 산을 가꾸어 야생화를 심고, 해안산책로를 만들어 해맞이공원을 탄생시켰다. 이곳에 풍력발전단지를 세우고 이국적인 풍경이 더해지면서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명소로 부활했다. 하지만 이번 대형 사고로 관광 이미지는 곤두박질 쳤고, 주민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공포의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처참히 무너진 풍력발전기강풍에도 쓰러지 않는 풍력발전기가 처참하게 무너졌다.동해안 영덕의 대형 풍력발전기 기둥이 넘어져 도로를 덮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영덕의 해안가에 설치된 80m 높이 풍력발전기가 쓰러진 건 지난 2일 오후 4시 40분께다.사고 충격으로 20m 크기 풍력 발전기 잔해가 100m 바깥까지 날아들었다.숙박시설 인근 울타리는 그대로 부서졌다.현장 주변은 온통 발전기 잔해로 아수라장이다.가까이서 보면 터빈 등 발전 설비가 완전히 부서졌다.’블레이드’로 부르는 날개도 부러진 채 방치돼 있다.다행히 마침 공원 내 전시관이 휴관이고, 도로에 차나 사람이 없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큰 피해가 날 수도 있었다.사고 시점 풍속은 초속 5~7m였다. 이 발전단지는 2005년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한 단지로, 설계 수명인 20년을 넘겼다.영덕군은 낡은 발전기가 강풍에 파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문제는 사고 당시 바람이 그리 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사고 당시 이곳의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10.9m 정도였다.풍속이 초속 20m가 넘어야 강풍특보를 내리는 점을 고려하면, 강한 바람으로는 보기 어렵다.시공사 측의 가동중지 기준보다도 약한 바람이었던 거로 확인됐다.사고 발전기는 지난해 6월 이뤄진 안전 점검에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이곳 발전단지에는 비슷한 시기 만들어진 발전기 23기가 더 있는데, 같은 사고가 날 수 있는 만큼, 영덕군은 모두 가동을 중단시켰다.사고 이후 민간 운영사는 발전단지 운영을 중단하고 원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영덕군 무기한 차량 통제영덕군 관계자는 “경찰과 합동으로 사고가 난 지역 1.6㎞ 구간을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사고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무기한 차량 통제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영덕군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당시 발전기 날개가 돌아가던 중 갑자기 발전기를 지지하는 기둥이 꺾였다. 발전기 날개 등 흩어진 잔해가 떨어져 도로를 지나던 차량이 불과 몇 초 차이로 아찔하게 참변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2005년 완공된 해당 풍력단지는 1650kw급 발전기 24기를 갖췄다. 이곳 시설은 덴마크에 본사를 둔 베스타스 기업이 제조·설치했다. 사고가 난 풍력발전기 21호기는 2005년 5월부터 현재까지 20년 넘게 운용됐다. 발전기 기둥은 강철 재질이고, 날개는 탄소섬유 소재로 만들었다고 한다. 중급 태풍에 준하는 초속 20m까지 버티도록 설계됐다.사고는 풍력발전기 날개 한 개가 찢어져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덕군 관계자는 “시공사 측과 영상을 확인한 결과 세차게 돌던 발전기 날개가 찢어져 균형을 잃은 후 기둥을 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나무가 꺾이면 꺾이지, 찢어지진 않는다. 날개 재질 상 도저히 찢어질 순 없는데 그 부분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풍력발전기 날개 수명은 20년 전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발전기는 올해 21년째 가동 중이었다. 영덕군은 시공사를 상대로 인허가적인 부분을 조사하는 한편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함께 해당 풍력 단지의 발전기 23기에 대한 안전 점검을 한다.▣20년 된 육상 풍력발전기 총 81기영덕에서 터진 육상 풍력발전기 전도 사고를 계기로 노후 풍력발전기의 안전관리 문제가 수면위에 떠올랐다.보통 설계수명은 20년이다.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국 노후 풍력발전기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4일 한국에너지공단의 `풍력기 위치정보`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운영기간이 20년이 된 육상 풍력발전기는 총 81기로 집계됐다. 사고가 난 영덕 풍력발전기 24기를 제외하고도 57기의 노후 풍력발전기가 더 있다. 이 발전기들은 모두 2006년 구축된 우리나라 1세대 상업용 풍력발전기들로, 설비 노후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보통 풍력발전기의 설계수명은 20년이다. 설계수명이 지나도 안전 점검을 거쳐 몇 년 더 운영할 수는 있다. 사고 난 영덕 풍력발전기도 정기검사 및 지난해 미국의 전문기관을 통한 별도의 종합 안전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결국 사고가 발생해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지역별로 보면 제주도에는 영덕 풍력단지처럼 도로 인근에 위치한 노후 풍력발전기가 포함돼 있다. 제주 신창풍력 0.85MW급 2기와 제주 한경풍력 1.5MW급 4기와 3MW급 5기도 도로 인근에 설치돼 있다. 한경풍력 3MW급 5기는 2007년 설치돼 운영기간이 내년에 20년에 이른다.강원 지역에는 2006년에 건설된 양양 육상풍력 1.5MW급 2기가 양양 양수발전소 댐 인근에 위치해 있다. 강원풍력 2MW급 49기는 대관령 삼양목장 인근의 산 중턱에 설치돼 있다.전북 군산 비응도에 위치한 군산풍력발전단지도 설비가 노후화 단계에 들어섰다. 이 단지는 총 0.79MW급 10기로 구성돼 있다.2007년 설치돼 군산시 군장산단 내 방파제에 자리잡고 있다.▣안전관리 문제 집중 부각노후 풍력발전기의 안전성 문제는 영덕풍력발전기의 사고로 불거졌다. 영덕읍 창포리에 2005년 1.65MW급 풍력발전기 24기가 완공돼 2006년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가운데 1기가 블레이드 파손으로 상부 구조물이 균형을 잃고 도로로 전도됐다.일반적으로 육상 풍력발전기 크기는 타워 60~100m, 블레이드 약 40~60m이고, 철제 구조물로 만들어져 파손으로 도로 차량을 덮칠 시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사고 당시 순간 풍속은 초속 12.4m로 발전기가 가동되는 적정 풍속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발전기의 정지 기준 풍속인 초속 20m에는 미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풍력발전기는 초속 3m에서 시동해 초속 13m에서 정격출력에 도달하고 초속 20m 이상에서는 자동으로 운전을 멈춘다.군은 사고와 관련해 발전사인 영덕풍력이 오는 13일까지 사고 발전기에 대한 자체 조사를 한다고 밝혔다.기후에너지환경부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국 노후 풍력발전기에 대한 점검 계획을 마련 중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다른 노후 풍력발전기에 대해서도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재 계획 수립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영덕풍력발전단지 어떤곳(?)해안을 끼고 있어 사계절 내내 바람이 많은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에 건설한 풍력발전단지다.운영주체는 리벤트에너지(50%)와 신한국민연금신재생에너지일반사모펀드제1호(50%)이다.영덕의 유명 관광지인 해맞이공원 위쪽 언덕에 조성돼 있다. 2005년 완공, 면적은 16만 6,117㎡이다.풍력발전기 24기가 생산해 내는 발전량은 연간 9만 6680MWh로 약 2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이는 영덕군민 전체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매서운 겨울바람이 풍경이 되는 곳이 바로 영덕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풍력발전단지다. 이곳에는 여느 캠핑장과 다른 아주 특별한 캠핑장이 있다.풍력발전단지 안에 자리한 해맞이캠핑장은 바다와 맞닿아 있다.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끝에서 최고의 바다 풍경을 선사한다. 이곳은 바다뿐만 아니라 하늘도 가깝다. 야트막한 산자락들이 이어진 능선에는 하늘을 가리는 장애물이 하나도 없다. 덕분에 돔 영상실에 온 듯 머리 위로 쏟아지는 무수한 별의 세례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은 바람마저 풍경이 된다.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선 자리인 만큼 바람이 많다. 가슴속까지 뻥 뚫어주는 바람이 불고 또 분다. 물결치는 산자락 따라 거대한 바람개비들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풍력발전기가 돌 때마다 쉐엑쉐엑 바람소리가 인다.해맞이캠핑장의 가장 큰 매력은 일출과 일몰을 모두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눈높이에 너울대는 산자락들 위로 바람개비들이 돌아가고, 그 너머로 서서히 해가 지는 풍경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귀한 풍경이다. 풍력발전단지에는 볼거리도 많다. 높이 120m, 지름 82m의 날개가 돌아가는 커다란 풍차 아래에 서면 자연의 힘이 절로 느껴진다. 풍력발전단지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와 작은 바람개비들로 꾸며진 산책로가 나 있다.전망대 아래에는 태양, 물, 바람, 열을 이용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신재생에너지전시관이 있다. 풍력발전단지 입구에 있는 해맞이공원은 대게의 집게다리 모양을 한 창포말등대와 동해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영덕의 명소 중 하나다.<글·사진/전병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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