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해면의 역사를 새로 쓴다.
영덕군이 영해 읍성과 영해장터 거리 일대를 전국 처음으로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로 지정하는 본격적인 행정 절차에 착수한 탓이다.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도시재생 사업으로 다시 활력을 찾아가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김광열 군수는 “영해 읍성과 근대역사문화 거리를 살아 있는 역사·문화마을로 조성, 지역 소멸에 대응하고 지역 브랜드를 강화하는 핵심 거점으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영해면 일대는 근현대 문화유산지구 지정 1호 후보지다.
역사적 가치와 관광 잠재력은 너무나 크다.
영해면 일대는 전국 최초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역사적 공간을 복원하고 지역 소멸에 대응하는 핵심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로 지정되면 대규모 예산 투입으로 복원·보존·활용이 본격화된다.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전국적 선도 모델이 된다.
‘근현대문화유산지구’는 개항기 전후부터 현재까지 형성된 문화유산 중 역사·예술·사회·학술적 가치가 인정, 특별히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것을 ‘근현대 문화유산’으로 보고 있다.
등록문화유산이 집합적으로 분포, 주변 지역과 함께 종합적으로 보존·활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 지정된다.
근대유산은 아득히 먼 과거가 아니라 동시대에 존재하는 유산이다.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근대유산은 현대 도시 경관의 일부이고 일상적 시민 생활과 맞닿아 있다.
근대유산은 삼국·고려 시대의 전통적인 문화유산이 아니라 1952년에 만들어진 라디오, 1975년에 생산된 포니 자동차처럼 친숙한 것들이다.
근대유산은 근대 역사를 성찰하는 도구다.
영해 읍성은 고려 말 축성, 조선 시대에 정비된 행정·군사 중심지다.
동헌·객사·향교 등 주요 관청 시설이 집약된 정치·행정의 핵심 공간이다. 근대유산은 우여곡절이 많은 우리 근대사를 기억하게 하는 기억의 매체다.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로 지정 800억 원 투입
영덕군은 올해 안으로 영해 읍성과 영해장터 거리 일대를 근현대 문화유산지구로 시범 지정받을 수 있도록 3월부터 연구 용역에 들어간다. 용역비 10억원을 사전 확보했다.
군은 타당성 분석, 현장 조사, 주민 의견 수렴, 신청, 문화유산위원회 심의 대응을 통해 9월께 지정 예고를 거쳐 최종 고시를 끌어낸다.
근현대 문화유산지구는 2024년 시행된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전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되는 곳이다. 등록 문화유산 집적지를 지구로 지정해 종합 지원하는 국가사업이다.
1만7933㎡의 영해면 성내리 영해장터 거리는 2019년 국가유산 청으로부터 등록문화유산이 모인 ‘근대역사문화 공간’으로 고시됐으나 아직 근현대 문화유산지구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영해장터 거리 근대역사문화 공간은 조선 시대 읍성 흔적이 남아 있고 근대 장터거리 생활상이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 3월 18일에 주민 3000여명이 만세운동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흔히 3·1운동만 아는 경우가 많지만 3·18 만세운동은 한강 이남 최대 규모의 만세운동이었다.
근대역사문화 공간으로 지정된 영해장터 거리는 3·18 만세운동의 현장이었다.
3·18 만세운동은 고종의 장례에 참례해 3·1운동을 직접 보고 귀향한 김세영이 구세군 참위 권태원과 기독교 인사들에게 3·1운동을 알리며 추진됐다.
권태원을 비롯해 뜻을 모은 이들은 영해 성내동의 장날인 3월 18일에 거사하기로 결의하고, 이 일대의 향반과 유지들에게 참여 약속을 받아 낸다.
3월 18일 당일 영해 주재소 앞에는 3000명의 인파가 몰려 태극기를 높이 들고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다. 3000명의 인파는 영해 공립보통학교와 영해공립심상 소학교, 영해면사무소, 영해우편소 등을 차례로 파괴하는 성과를 거둔다. 만세 시위는 인접한 병곡면까지 이어져 경찰주재소와 병곡면사무소를 파괴, 다시 영해 읍으로 돌아와 밤이 새도록 시내를 누비며 독립 만세를 불렀다.
만세 시위는 3월 19일에도 이어졌으나, 헌병대와 일본군 80연대의 기마병이 동원되어 무자비한 탄압이 시작된다. 만세운동 주동자 임창목·최재곤·이해술 등 8명이 순국하고 16명이 다친다. 이틀간의 시위로 180여 명이 검거됐다.
주동자로 지목된 정규수는 징역 7년, 박의락·서삼진 등은 징역 4년, 남효직·남교문 등은 징역 3년, 김세영·권태원·김원발 등은 징역 2년, 김학이·권영만 등은 징역 1년 6월 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후에 이들은 건국훈장에 추서됐다.
▣영해 근대문화역사 가치 높다
근대역사문화 공간 안에 있는 △영덕 옛 영해금융조합 △영덕 영해양조장 및 사택 △영덕 옛 영해의용소방대 △영덕 옛 영해공소 등 건물 10건은 건축사, 생활사 측면에서 가치가 있어 별도 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과거 영해의용소방대로 사용된 ‘영해의용소방대’ 건물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다.
당시의 모습이 비교적 잘 남아 있는 등 지역의 역사적 흔적을 증명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등록문화유산 △제762-1호 영덕 옛 영해금융조합은 1935년 모더니즘 양식으로 건립했다.
농업을 비롯한 산업 분야 전반에서 지역 중심지 역할을 했다.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았고, 얼마 전까지 농협은행 지점 영업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근대의 양조 시설의 특성을 볼 수 있는 ‘영해양조장 및 사택’은 막걸리 생산시설과 이를 위한 준비공정 및 관리시설, 관리자의 거주 영역까지 유기적으로 구성됐다.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과 이 지역 양조 시설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한옥과 근대기 조적조 건물이 혼합된 등 당시 시대상과 함께 변화상도 볼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영해언론인협회 지국’ 역시 눈길을 끈다.
1940~1990년대 초까지 50여 년간 ‘신문지국’과 함께 ‘영해언론인협회 사무실’로 사용된 건물로 2동의 한옥으로 구성됐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변형과 증축은 있었지만, 전체적인 건물의 구조체나 공간구성은 원형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다.
당시 지역 언론의 모습 등을 엿볼 수 있다. 근현대문화유산 지구로 지정된 지역에는 최대 800억 원(국비 50%, 도비 25%, 군비 25%)이 투입된다.
군은 서문지와 영해 읍성 일부 복원을 추진, 건축물 보존 등급에 따른 차등 지원과 매입 등 실질적인 보존·활용 사업을 전개한다. 주차장·가로경관 등 하드웨어 조성과 해설사 운영·주민 교육 등 소프트웨어 지원을 병행한다. 시설 조성 후 방치되는 기존 재생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다.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로 지정되면 역사·문화 3·1운동, 근대 생활사 등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한다.
지역경제 관광 활성화, 지역 브랜드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민 참여형 보존·활용으로 지역 소멸을 극복한다.
영덕군 관계자는 “영해 읍성 및 근대역사문화 거리를 살아 있는 역사문화 마을로 조성, 지역 소멸 대응과 지역 상표 강화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겠다. 올해 지구 지정으로 전국적인 선도 모델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말했다.
▣영해 읍성
영해 읍성은 고려 말 축성, 조선 시대에 정비된 행정·군사 중심지다. 동헌· 객사·향교 등 주요 관청 시설이 집약된 정치·행정의 핵심 공간이다. 현재까지 읍성지와 관아 터가 남아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
내부에는 2019년 국가등록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영해장터 거리 근대역사문화 공간(1만8170㎡)이 있다. 현재의 사업 범위와 지원제도만으로는 주민들의 장기간 민원(해설사·교육 프로그램 확대, 특화숙박 시설 마련, 주민편의시설과 주차장 부족, 축제·콘텐츠 부재 등)을 해결하기에는 힘에 부친다.
영해면 성내리 일대 주민들은 문화유산 보존과 더불어 생활 편익 증진을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
근현대문화유산법(제3장 근현대문화유산지구의 지정 및 지원)에 근거한 제도적 지원과 사업 확대의 필요성이 절대 필요하다. 기존 공간을 넘어 영해 읍성 내외 약 25만7000㎡ 규모로 사업 구역을 확장, 역사문화자원의 보존과 활용, 주민 숙원 해결을 동시에 추진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추진과정(추진 경과) 및 사업내용
2024년 9월 15일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다. 군은 지난해 1월 영해 주민 민원 해결을 위해 법령 연구 및 국가유산층 지속 방문 적극 행정을 펼쳤다. 지난해 하반기 영해장터거리 근대역사문화 공간 확산 및 활용계획을 본격화하면서 예산 확보에 총매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