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봄이 한창이다.    주변은 온통 꽃 천지다. 요며칠 낮 기온이 오르더니 초여름 기운도 살짝 났다.    하지만 정치의 봄은 부지하세월이다. 정국이 풀리기는커녕더 꽁꽁 얼어붙는 모양새다.   연전에 작고한 원로 정치인은 계절이 바뀌어도 좀체 풀리지 않는 정국을 가리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했지만 요즈음 정치는 갈수록 한겨울이다.   그 주범은 민주주의의 대전제인 국민 주권과 삼권분립 원칙을 짓밟고 1당 독재의 철권을 마구 휘두르는 여당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국회가 행정부와 사법부 소관인 수사와 재판도 멋대로 주무르겠다고 띄운 게 명칭부터 장황하고 해괴망측한 ‘윤석열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 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다.    대부분 문재인 정권 때 수사가 시작된 사건들인데도 윤 정권을 걸고넘어진 것도 괴이쩍고, 국정조사의 재판·수사 관여 금지 규정을 사실상 사문화시킨 것도 고약하다.    온갖 꼼수가 동원됐지만 자기들의 범죄를 ‘셀프 사면’하려는 시커먼 속내를 감추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주에 열린 특위의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과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청문회는 억지 국정조사의 전형이다. 민주당이 이것저것 늘어놨지만 핵심은 대북 송금과 대장동 사건이다.    대북 송금 사건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대법원 판결로 7년 8개월형이 확정됐지만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된 이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처럼 1심에서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공소 취소는 1심 판결 전까지만 가능하므로, 시늉만 국정조사로 ‘조작 기소’ 올가미를 씌우고 특검을 임명해 공소를 취소하려는 꿍꿍이다. 즉,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그 대통령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이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인용한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Nemo iudex in causa sua)’는 법언이 뜨끔해질 대목이다. 하지만 다행히 아직은 북한 같은 1당 독재는 아닌 모양이다.    권력의 탄압에 맞서는 투사들이 그 증좌다.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청문회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이유를 설명하려 하자 서영교 특위 위원장은 진실이 만천하에 공개될까 두려웠는지 마이크를 뺏고 퇴장시켰다.   직무 정지, 감찰, 피의자 입건, 출국 금지 등을 당한 박 검사는 “선서 거부의 궁극적 목적은 특검에 의한 대통령 공소 취소를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증인으로 채택된 이모 검사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후 “떳떳함을 밝히는 방법은 이것뿐”이라고 토로했다.    이 전 총장도 “정성호 법무장관이 성공한 수사와 재판이라고 평가한 대장동 사건이 몇 달 뒤 엔 실패한 수사와 재판으로 뒤집혔다”고 꼬집었고, 송경호 전 중앙지검장은 국정조사 자체가 “삼권 분립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직격했다.   서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증인들을 망신주고 조리돌림하며 조작 기소를 기정사실화하려고 발버둥쳤지만 헛수고에 그쳤다.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은 서 위원장의 거듭된 겁박에 아랑곳하지 않고 필리핀에서 북한 고위 공작원 리호남을 만난 정황을 상세히 묘사해 대북 송금을 검찰 조작으로 몰려는 민주당의 망상에 찬물을 끼얹었다.    문 정권 시절의 대장동 사건 1기 수사팀이 민주당의 주장과 정반대로 이재명 전 성남시장에 대한 추가 수사 필요성을 밝힌 사실이 드러난 것도 ‘답정너’ 국정조사에 치명타였다.   각계의 비판은 “오목 좀 둔다고 (바둑) 명인전 훈수하는 분들, 훈수까지는 좋은데 판에 엎어지시면 안된다”고 일축했다. 일국의 대통령답지 않게 허접한 가짜 뉴스에 낚 인 초짜가 ‘명인’ 운운하니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다.   여당 대표는 “대한민국 외교사에 한 획을 그을 ~”이란 아첨으로 돈 주고도 보기 힘든 희극을 연출했다. 그래도 부끄러움 모르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반성의 기미가 없다.    역사의 준엄한 심판이 무섭지도 않은가. 6·3 지방선거 때 민심의 매서운 회초리가유일한 희망이다. 그나마 부정 선거 못 막으면 어림없다. 제발 대한민국 정치에도 봄이 오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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