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 흔히 듣는 말이다.
가까운 이가 치매에 걸려 형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날마다 겪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사람들은 다 공감할 것이다.
누구나 죽으면 일단 자신의 괴로움은 없어진다. 그리고 가족과 사회에 끼치는 부담도 차이는 있지만 어떻게든 결판이 난다.
그러나 치매는 이도 저도 아니다. 그런데도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죽음과 치매는 대비하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죽음에 대비해서는 미리 유언을 남기거나 조기 상속을 매듭짓는 사람이 많고, 심지어 아무 탈 없이 건강한데도 수의를 만들거나 묏자리를 준비하는 사람도 꽤 있다.
장례에 대한 제도는 그 나름대로 갖춰져 있지만, 치매 대비책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너무나 허술하다.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게 치매라면서 대비는 왜 이리 소홀할까? 아마도 자신은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내지 망상, 혹은 사행심 때문이 아닐까? 물론 안 걸리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지만 ‘나도 그럴 것’이란 지레짐작은 100% 보장받을 수없다.
몇 가지 자문해 본다. 우리는 치매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있는가? 발병 원인은 전문 분야의 일이라 치고 최소한 발병 여부는 쉽게 알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콧물이나 기침이 나오고 열도 나면 감기에 걸린 것을 안다.
주위에서 ‘감기 걸렸구나?’ 하고 말하거나 혹은 스스로 알아차리고 적절한 처방에 따른다. 치매는 어떤가? ‘치매에 걸렸구나?’ 하고 주의를 주는 사람은 절대 없다. 건망증이 좀 심해져 스스로 ‘내가 치매인가?’하고 자문하면 오히려 “나이 들면다 그래. 난 건망증이 너보다 더 심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치매라는 말 자체를 피하고 ‘인지장애 ’란 표현을 써야 한다지만 이런 식으로 외면하는 태도가 과연 옳은가?
대부분 나이가 들면 건망증이 심해지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치매로 진전되진 않는다. 그러나 소수인 진짜 환자들에게는 이것이 오히려 독이다.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심해지는 증상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게 된다. 이렇게 의심이 가기 시작하는 때가 중요하다. 당장은 건강하다고 느껴도 치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때까지 아무런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다면 바로 결단해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하며, 증상이 심각해지면 어떤 치료를 어떻게 받아야 할지에 관한 ‘희망 사항’을 보호자나 측근과 상의해 둬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증상이 심각해져 ‘죽음만도 못한’ 경지에 도달하면 ‘나를 어떻게 해 달라’는 유언 같은 ‘청원’을 밝혀 놓는 게 좋다.
치매는 이렇게 칼럼의 소재로 왈가왈부하고 지나가기에는 너무나도 복잡하고 심각한 문제다.
사회적으로 혹은 국가적 정책으로 다뤄야 마땅하다. 그렇다고 당장 법을 새로 만들자거나 공공의 개입을 주장할 일도 아닌 듯하다.
충분한 여론수렴 없이 제도와 규칙부터 만들었다간 예상하지 못한 모순이나 불공정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업이나 이권 단체에 맡길 일도 아닐 것이다.
얼마 동안 자유로운 토론의장을 만들어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며 여론을 형성한 후 전문적인 검토를 거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쓸 수는 없다. 우선 토론의 장에서 각계각층이 겪고 있는 애로 사항과 모범 사례 등을 수집해 정리하고, 발표회나 공청회 등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차츰 참여 범위를 넓히고 활동의 강도를 높여 사회 운동으로 발전시켜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정책 당국에 규범과 기준을 제안해 대처 방안을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리라고 본다.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다. 먼저 카톡방을 만들어 뜻을 모아 보면 어떨까? 여기에서 기초적인 자료 교환하며 다음 단계로 발전해 나갈 기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일에 (사)선진사회만들기 연대가 앞장서고자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뜻있는 분들의 참여를 요망한다.
카톡방에 초대할 수 있도록 전화번호와 이름(가명도 좋음)을 알려 주시고, 아울러 관심 분야나 당장 제안할 사항 등을 간단히 적어 아래 주소로 보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진전 사항은 새로 만들어질 카톡방을 통해 알려 드릴 것이다. 감사의 말씀을 먼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