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인구이동으로 전국에 빈집이 늘고 있습니다. 해마다 생겨나는 빈집은 미관을 해치고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우범 지대로 전락하기도 합니다. 농어촌 지역은 빈집 문제가 심각합니다. 재활용되지 못하는 빈집은 철거될 운명을 맞게 되지만, 일부에서는 도시와 마을 재생 차원에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매주 한 차례 빈집을 주민 소득원이나 마을 사랑방, 문화 공간 등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를 조명하고 빈집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경북 경주시 옛 도심인 황오동 일대가 최근 마을호텔을 중심으로 새로운 활기를 찾고 있다.한때 도심 공동화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빈집이 늘었던 동네에 카페와 휴게음식점, 주민 커뮤니티 공간 등이 들어서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특히 주민이 떠난 빈집을 고쳐 만든 마을호텔은 갖출 것은 갖추면서 불필요한 것은 덜어낸 가성비 좋은 숙소로 입소문을 타며 변화의 중심에 섰다.값비싼 도심 호텔 대신 옛 도심에 머물며 주민들과 이웃처럼 어울리고 경주를 여행하려는 내외국인들이 찾으면서 침체했던 골목과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재 황오동 일대에는 마을 호텔 34곳, 카페 등 휴게음식점 18곳이 운영 중이다.호텔 수용 인원은 하루 최대 150명으로 지금까지 3년간 이용객이 1만5천명이 넘는다.1박 이용료가 10만∼20만원으로 저렴하면서 깔끔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주중, 주말을 막론하고 예약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특히 주말에는 숙소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무엇보다 동네에 산재한 빈집을 하나의 독립된 숙소로 바꾸다 보니 객실이 여기저기 분산돼 있다는 게 마을호텔의 가장 큰 특징이다.이 때문에 투숙객들이 마을 주민들과 이웃처럼 섞여 움직이는 모습이 자연스럽다.경주 황오동 일대가 이런 모습으로 변모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원도심에 있다 보니 1980∼1990년대만 해도 옷, 신발 가게, 식당, 영화관이 모여 있어 늘 인파로 붐볐다.그러나 2000년대 이후 도심 외곽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상권이 나눠지고 젊은이들 중심의 최신 여가 문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다. 옛 경주역 철도로 인해 다른 도심과 단절돼 접근하기가 불편한 데다 길이 좁아 주차 여건이 열악한 점도 침체를 부채질했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황남동 카페거리와는 큰 대조를 보였다.`황리단길`로 불리며 전국적으로 이름난 황남동은 수년 전부터 젊은 창업자들이 전통 한옥과 오래된 골목길을 개조해 감성 카페와 퓨전 음식점, 공방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만들었다.   황리단길이 크게 주목받으며 관광객 발길이 몰리자 경주 옛 도심이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그러나 황오동, 성동동 등은 황리단길과 가까운 지역임에도 좀처럼 낙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동네가 점점 쇠퇴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할 수밖에 없었던 주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 건 2021년 무렵이다.경주시가 `도시재생 일반근린형 사업`을 전개한다는 것이었다.   황오동 일대에 공공 상생 점포, 복합문화센터 등을 만들어 상업·문화 거점을 조성하고 정주 환경을 개선하는 게 골자였다.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행정당국보다는 스스로 동네를 살려보자는 데 뜻을 모으고 `행복황촌`이란 이름의 협동조합을 만들었다.마을 공동체가 존속하고 발전하려면 행정당국의 일시적인 지원이 아니라 마을 자체적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이에 따라 조합은 행정당국이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새롭게 조성한 거점시설을 위탁받아 관리와 운영을 맡았다. 카페, 휴게음식점, 주민 커뮤니티 공간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섰지만 무엇보다 마을호텔 운영에 공을 들였다.조합은 주민이 살다가 떠난 빈집을 고쳐 방 2칸의 작은 마을호텔로 탈바꿈시켰다. 그러자 사람 구경조차 힘들던 골목 골목에 여행객 발길이 늘어났고 적막했던 동네는 활기찬 대화가 끊이지 않는 생동감 있는 장소가 됐다.여행객들이 마을호텔만 아니라 근처 식당, 카페, 전통시장 등을 찾게 되면서 동네 상권도 점점 살아났다. 노년층 주민들은 마을호텔 관리나 청소 등 일자리까지 늘어나면서 활력 넘치는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게 된 부수 효과도 있었다.이런 성과는 결국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주최한 `2025 제10회 도시재생 한마당 ` 행사에서 행복 황촌 도시재생 사업이 지역활성화 분야 경제활력부문 대상을 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6월에는 행정안전부의 `2026년 사회연대경제 혁신모델 발굴 및 확산` 공모에도 선정돼 국비 지원을 받아 온라인 플랫폼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행복황촌` 조합은 마을호텔이 빈집을 되살리고 마을 경제 공동체의 자립을 가능하게 해 주는 마르지 않는 샘이 될 수 있도록 운영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앞으로 마을 역사와 주민 이야기 등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손님들이 주민과 교감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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